[책 속으로] 땅이 만든 번영과 분쟁의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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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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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팀 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 사이
368쪽, 1만7000원

서유럽의 여러 강은 대개 서로 만나지 않는다. 이를 천연의 국경 삼아 곳곳에 경제적 중심지가 발달, 유럽에는 유독 많은 민족국가가 존재하게 됐다. 아프리카도 강이 많지만 고지대에서 가파르게 흘러내려 폭포를 이루곤 한다. 관광은 몰라도 운송은 불리하다. 게다가 여러 부족의 생활기반을 무시하고 서구열강이 멋대로 그은 국경선은 발전의 제약과 분쟁의 토대가 됐다.

국제문제 전문기자로 곳곳의 분쟁지역을 누벼온 저자는 이처럼 지정학·지경학적 관점에서 각지의 지리적 특징과 현대사를 훑는다. 지리적으로 가장 축복받은 곳은 대서양·태평양에 고루 면한 미국, 향후 가장 주목할 곳은 대륙을 벗어나 해양국가로 나선 중국을 꼽는다. 파나마운하와 경쟁할 니카라과 대운하도 중국 자본이 건설중이다. 얼음이 녹아 새로운 각축장이 된 북극도 주목할 곳이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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