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코의 성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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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약간만 낮았더라도 세계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 때문인지 우리 나라에서는 코를 높여야, 자기 인생이 바뀔 것처럼 무조건 코만 높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코수술」하면 으레 코를 높이는 수술로 착각하고 있을 정도다.
코 성형술이란 단지 낮은 코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매부리코를 교정한다든지, 비뚤어진 코를 바로 잡는다든지, 코의 손상된 부분용 재건하는 성형술도 다 포함되는 것이다.
또 코를 높이는 수술이나 코 미용술이라 해서 무조건 실라스틱제품을 코뼈 위에 삽입하는 간단한 수술만 있는 것도 아니다.
코를 높이는 수술중 국소마취로 코 속에 실라스틱을 삽입하는 성형술은 입원도 필요없고 수술의 상처도 남지 않는다. 그러나 코뼈 자체를 수술해야 하는 경우 코뼈를 절골시켜 그 위치 및 모양을 다듬어 주므로 대개는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고 입원을 함.
이 수술도 역시 코 속으로 하기 때문에 외관상 수술의 상처는 남지 않는다.
그러나 여하한 이유로도 이물질을 주인하여 코를 높이는 것은 나쁘다. 주입된 이물질은 고형의 실라스틱제품과 달라 조직내로 침투하므로 결과가 나빠질 때 이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의 성형술 때에도 역시 코 자체만의 미적 요소보다 코와 얼굴의 조화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높고 큰 코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비록 작더라도 얼굴과 조화를 이루는 코가 아름다운 코인 것이다.
작다고 생각되는 코도 자세히 보면 코뼈 자체가 넓어서 낮게 보이는 수가 있다. 이럴 경우 코를 실라스틱으로 높이는 것보다 코뼈 자체를 좁게 모아주어 콧날을 오똑하게 세워주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동시에 코 끝도 꽃봉오리처럼 다듬어줄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된다.
매부리코나 비뚤어진 코는 코뼈를 잘 다듬어 새로운 모양으로 고쳐주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코 수술에는 실라스틱제품을 삽입하여 누가 봐도 만든 코라는 것을 알게 되는 간단한 수술도 있으나 그렇게 간단히 처리할 문제가 아님울 주지해야한다.
사실 코성형수술만큼 환자의 개성에 따라 수술방법을 달리해야하는 수술도 드물다.
백세민<고려대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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