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공룡' AB인베브, '브렉시트' 여파로 사브밀러 인수가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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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운드화 가치의 급락에 대한 위로금일까.

블룸버그통신은 26일 글로벌 맥주 1위 기업인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업계 2위인 영국 사브밀러(SABMiller)의 인수가를 주당 1파운드씩 올려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인수가격이 주당 43달러에서 44달러로 인상됐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으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 원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이날 성명에서 "이날 인수가가 최종적이며 나머지 인수 조건은 지난해 11월 합의 때와 같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해 71억 파운드(약 10조6000억원) 규모의 인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전세계 맥주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맥주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인수 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달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변수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했고 사브밀러 주주들은 손해를 보게 됐다. 이에 사브밀러의 지분을 보유한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이 인수가 상향조정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인 폴 싱어가 운용하는 헤지펀드다. 실제 브렉시트 결정 이후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값은 10% 넘게 떨어졌다.

이날 AB인베브는 “여전히 신규 주식을 받는 옵션이 열려 있으며 새 주식은 주당 4.66파운드 또는 사브밀러 주식 한 주당 신규 회사 주식 0.48주로 교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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