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누리 최초 원외 서울시당 위원장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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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중랑을 당원협의회 위원장) [사진 강동호 위원장 홈페이지]

새누리당 최초로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서울시당 위원장이 탄생했다.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그 전신인 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 서울시당과 다른 시도당을 망라하더라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적이 많았던 호남지역을 제외하곤 사실상 최초의 원외 시도당 위원장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주인공은 강동호 중랑을 당원협의회(당협) 위원장이다. 강 위원장은 강북갑의 정양석 의원과 경선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정 의원이 26일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단독 후보가 돼 27일 열리는 시당 운영위원회를 통해 새 위원장으로 확정된다. 경선이 벌어질 경우 28일 시당대회를 열어 선출할 예정이었다.

강 위원장의 당선은 4·13 총선에서, 특히 서울 지역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의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서울의 49개 선거구 중 원내(국회의원) 당협위원장인 곳은 12곳에 불과하다. 37곳이 원외 위원장이다. 이 때문에 시당위원장 선거전 초반부터 원외 위원장 탄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강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내 수뇌부에 의해 당이 좌우되지 않기 위해 기층 당원이 보다 당무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중앙당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당 위원장의 임기는 1년이고 무제한 연임이 가능하다.

강 위원장은 친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정 의원에 비해 친박근혜(친박)계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나는 계파가 없고 계파를 청산하는 데 앞장서겠다”“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등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그의 발언엔 8·9 전당대회에 나설 비박계 당권주자들의 구애가 영향을 미쳤으리란 분석이 나온다. 새로 뽑힌 서울시당 위원장이 어떤 성향이냐, 어느 쪽의 지지를 받았느냐에 따라 곧바로 치러질 당대표 경선 표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 서울시당 위원장이기도 한 김용태 의원은 당내 행사 때마다 “이번엔 원외 시당위원장이 나올 때”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게 불리한 ‘친박-비박’ 구도를 ‘원내-원외’ 구도로 유리하게 돌려놓은 것이다. 김 의원은 원외 위원장도 국회의원과 평등하게 후원금을 걷을 수 있도록 하자는 당대표 공약을 내놨다.

또다른 비박 후보인 정병국 의원도 매주 한차례 중앙당 최고위원회를 지역 시도당에서 열어 시도당의 목소리를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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