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가라앉자 이사 줄어…6월 인구이동 4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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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인구 이동 [자료 통계청]

지난달 국내에서 이사를 다닌 사람이 줄어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주택 경기가 가라앉고 대출 심사도 강화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감소한 탓이다.

통계청이 26일 내놓은 ‘국내 인구 이동’ 월간 통계를 보면 올 6월 거주지를 옮긴 사람(이동자)은 56만7000명이다. 1년 전 같은 달 65만 명과 비교해 12.8% 감소했다. 매년 6월을 기준으로 2012년(54만2000명) 이래 인구 이동이 가장 적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거래와 전·월세 거래가 둔화하면서 인구 이동도 줄었다”며 “주택담보대출 심사 가이드라인이 수도권은 2월, 지방은 5월부터 강화됐는데 그 영향도 크다”라고 말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도 6월 1.10%로 지난해 같은 달 1.28%에서 0.18%포인트 감소했다.

인구 이동이 줄어드는 가운데에서도 ‘서울 탈출’은 6월에도 계속됐다. 서울의 높은 집값, 전·월세난 때문이다. 6월 서울에서 1만2064명 인구가 순수하게(전입-전출) 빠져나갔다. 부산(-2113명), 대전(-931명)에서도 인구 순유출이 많았다. 서울을 빠져나간 사람 대부분은 가까우면서 주거비가 서울보다는 저렴한 수도권에 정착했다. 6월 순유입 인구는 경기가 1만2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세종(2159명), 충남(138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주거 난민의 수도권 이주로 서울 인구는 1000만 아래로 일찌감치 내려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서울시 주민등록인구는 998만9795명이다. 5월 999만5784명으로 1988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 선이 무너진 데 이어 한 달 만에 인구가 더 줄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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