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유여행객, 한국보다 일본 더 갔다…관광한국 미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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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遊客·중국 관광객) 중 개인 자유 여행객들은 올해 1분기에 한국보다 일본을 더 많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블룸버그와 중국해외여행연구소(COTRI)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일본을 방문한 개별 여행객은 91만3000명으로 한국을 찾은 73만5000명보다 24% 많았다. 지난해 1분기에는 방한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67만 명으로 방일 유커 45만3000명보다 47.9% 많았던 것에 비해 반전 폭이 크다.

1년 사이에 일본을 찾은 개별 유커는 101.7% 늘었지만 한국 방문객은 9.6%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업계에서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로 인한 엔화 약세와 일본 정부가 개별 관광객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한 정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했다.

저가 중국인 단체 관광의 폐해에 따른 지적이 커지는 가운데 개별 관광객 역전 현상은 한국 관광에 적신호다.

개별 여행객은 단체 여행객보다 씀씀이가 커 세계적으로도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자유 여행객의 지난해 1인 평균 지출 경비는 2483달러(283만원)로 단체 여행객 1615달러(184만원)보다 868달러(99만원) 많았다. 개별 여행객은 단체 여행객보다 체류기간이 긴 편이라 지출 금액이 훨씬 크다.

하지만 단체 여행객을 포함한 전체 관광객 숫자는 아직 한국이 일본을 앞선다.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중국 단체 여행객은 93만5000명으로 방일 여행객 73만5000명 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방한 유커는 메르스 영향을 받았던 지난해 3분기 136만 명을 기록하면서 방일 여행객 166만 명보다 적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일본을 앞서왔다. 문제는 추세다. 한일간 전체 관광객 격차는 1년 전 50만3000명에서 올 1분기 19만8000명으로 크게 좁혀졌다.

박정하 한국관광공사 베이징 지사장은 “한국의 중국인 개별 관광 비자 완화 정책을 일본이 벤치마킹 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메르스 영향을 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방한하는 유커 증가세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도입이 유커 방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지사장은 “중국 여행사에 확인한 결과 아직 영향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정상적인 여행 취소가 사드 영향으로 오인되는 상황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권태일 박사는 “일본 개별 여행객 증가는 엔저 효과가 가장 컸는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엔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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