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격장애자 또 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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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가톨릭의대에 이어 동국대도 86년 입시에서 신체장애를 이유로 불합격시킨 수험생을 구제해주기로 했다.
동국대는 28일 이지관총장주재로 임시교무회의를 열고 수학과에 지원, 탈락됐던 김희승군 (22·성동고졸 서울금호동1가168의8)을 구제, 합격시켜 주기로 결정했다. 대학측은 이에따라 29일 상오10시30분 김군을 학교로 불러 김종옥교무과장을 통해「불합격번복」사실을 정식 통보했다.
김군은 학력고사 2백29점에 내신 4등급으로 수학과에 지원, 학과점수는 합격권에 들었으나 면접시험에서 「외모와 보행, 언어구사에 불편한 장애자여서 정상적인 단체생활과 수학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었다.
이총장은 『면접교수들이 사정규정에 따라 불합격 판정을 내린것은 전혀 잘못이 없다』 고 밝히고 『그러나 불교 종립대학으로서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구현하고 인도주의에 입각, 김군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측은 이에따라 김군을 수학과에 미등록자가 있을경우 우선적으로 합격시키고 미등록자가 없을경우 문교부와 협의, 정원외로 합격시켜줄 방침이다.
김교무과장은『예년의 경우1∼2명씩의 미등록자가 있어 김군을 구제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군은 어렸을때 뇌성마비를 앓아 보행과 언어가 다소 불편하나 IQ(지능지수)1백39에 친구들로부터 「수학박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수학에 뛰어나고 바둑도 아마3단의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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