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서들 해외선 "종이호랑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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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 프로복서들은 해외에 나가면 종이호랑이인가.
지난 1년 동안 23명의 복서가 해외에 원정, 23전중 단2승만 올렸을 뿐 21패의 참담한 기록을 남긴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권투위원회(KBC)에 따르면 해외에서 이같이 참패한 반면. 초청경기에선 83명을 불러들여 76승7패의 호 성적을 울렸다.
특히 19차례의 세계타이틀매치 중 해외에서 벌인 방어 및 도전이 5차례(WBA2·IBF3)인데 모두 패배했다. 이중 IBF 주니어라이트급의 유환길과 주니어밴텀급의 전주도등 두챔피언은 각각 호주와 인도네시아에 원정, 타이틀을 잃고 말았다. 더구나 OPBF(동양-태평양권투연맹)는 22차례의 타이틀매치 중 국내에서 가진 21차례는 모두 승리했으나 해외에 나간 단1차례의 경기에서 유일하게 패배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 l패는 미들급 챔피언 나경민이 인도네시아에서 KO패로 타이틀을 뺏긴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프러모터들이 초청경기는 특히 동남아의 3류복서를 마구잡이로 불러들이고, 원정경기는 대전료만 많이 주는 경우 타이틀을 뺏길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치메이킹을 갖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KBC는 이같은 날림 경기로 프로복싱이 더욱 팬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고 판단, 기존 초청·원정경기의 심사위원회 외에 세계타이틀 심사위원회를 새로 구성하여 모든 대전을 더욱 엄격히 심사하기로 했다.
또 이와 함께 KBC는 IBF는 가급적 해외에서의 타이틀전을 권장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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