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모형 등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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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는 21일 이미 공개했던 한강유람선 8척에 대한 설계를 모두 재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공개된 유람선 모형가운데 (주)세모의 자체 설계팀이 설계한 호랑이·사자·공작·백마모형의 유람선외모가 어색하고 세련미가 없을 뿐 아니라 유람선으로서의 기능을 도외시했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23일 시정자문위원회를 소집, 선박설계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재조정하기로 했다.
시정자문위원회는 8개 가운데 유람선 및 한강개발과 관계된 관광·문화 및 상하수·행정분과 등 관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며 이 자리에서 배 모형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면 유람선건조회사에 다시 설계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관계자는 유람선 모형이 바뀌더라도 6월에 유람선 8척을 띄우기로 한 당초계획은 변경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물유람선 설계자인 (주)세모 측은 호랑이는 「88올림픽」, 사자는 「유럽의 권위와 라이온즈클럽」, 3마리의 말은 「올림픽참가선수들의 기상과 정의」를, 공작은 「인류의 번영과 화합」이라는 올림픽정신을 상징한다는 설명과 함께 서울시에 모형을 제출, 서울시로부터 제작승인을 받았었다.
한편 서울시는 (주)세모의 배 모형변경과 관련, 8척 가운데 한 두 척은 한국고유의 돛단배 모형을 만들 것을 검토하고있다.
한강유람선의 모형이 문제되자 많은 시민들은 『일류 설계사가 설계하지 않고 중소기업의 기능공이나 일반간부들이 설계한 게 아니냐』고 비판하고 『설사 호랑이를 그린다해도 일류 설계사가 했어야 한다. 이 유람선을 계기로 한국의 선박설계수준을 세계에 과시할만한 역작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관광선을 타러 가는 길이나 주변 등 하나 하나를 아름답게 꾸며 유람선자체가 하나의 관광거리가 되도록 꾸며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창 서울시상하수국장은 『민자를 유치하려다보니 운영권업자의 의견을 최대로 받아들이려한 것이 불찰이다. 유람선모형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이 좋지 않아 우선 시정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필요하면 공청회라도 열어 훌륭한 유람선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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