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공예 명장·명인 홈피 만들어주는 서경대 학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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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재능기부로 인연을 맺은 김하명군과 방미영 교수, 주선영양, 김인영 명장, 안준성씨(왼쪽부터).

39년 경력의 나전칠기 명장 예비 후보인 경기도 포천의 김인영(54)씨는 지난 3월 인터넷 홈페이지를 처음 열었다. 나전칠기 제작과정과 다양한 제품 사진·동영상은 물론 ‘카드 뉴스’와 자신의 인터뷰까지 넣었다. 또 주변 관광 정보와 전화번호·위치도도 실었다. 그는 “홈페이지 개설 이후 문의 전화와 매출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청년문화콘텐트기획단 30명
나전칠기·도예 등에 재능기부

김씨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준 이들은 다름 아닌 서경대의 동아리인 청년문화콘텐트기획단 학생들이다. 30명의 기획단 소속 학생들은 틈나는대로 경기도 포천으로 향한다. 포천 지역의 전통 공예 명장·명인과 예비 후보에게 인터넷·모바일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고 관리해 주기 위해서다.

학생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재능기부다. 단장인 김하명(19·문화콘텐트학부)군은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데도 마땅한 홍보 수단이 없어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공예 명장·명인을 돕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홈페이지를 만들기 전에 해당 전통공예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한다. 이어 대상자를 인터뷰하고 제작과정·작품사진 등을 촬영한 후 홈페이지를 만든다.

부단장을 맡고 있는 안준성(20)씨는 “네티즌의 시선을 사로 잡기 위해 카드 뉴스와 동영상을 적극 활용한다”고 말했다. 주선영(19)양은 “그동안 나전칠기·도예·자개 가공 분야 5명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며 “연말까지 총 20명의 홈페이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학생들의 재능기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서경대와 포천시·네이버 등도 최근 업무협약을 맺고 전통공예 명장·명인 지원에 나섰다. 기획단 지도교수인 방미영 서경대 문화콘텐트학부 교수는 “지금은 포천시의 명인·명장이 대상이지만 앞으로 지원대상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도 향후 명인·명장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포천=글·사진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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