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역도 이민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8일하오 태릉훈련원은 영하10도를 밑도는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지만 대표선수들의 뜨거운 숨소리로 열기마저 가득하다.
선수들 숙소인 올림픽의 집에 들어서자 한약냄새가 코를 찌른다.
한약의 주인은 「한국의 헤라클레스」인 역사 이민우(21·한국체대) .역도 l백㎏이상급 (슈퍼헤비급) 의 아시아최강 이민우가 녹각을 곁들인 보약을 먹는다. 몸이 약해서 먹는것이 아니고 체중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민우 체중을 1백40㎏대까지 늘려라』라는 특명이 역도연맹 선수강화위원회에서 대표단 코칭스태프에게 떨어졌다. 『하루 6끼를 먹어요. 동료들한텐 좀 부끄럽기도 하죠. 저녁땐 간식으로 통조림·과일·빵등 닥치는대로 먹습니다. 어떤땐 라면10개를 끓이니까 거짓말 안보태고 양동이 하나 가득하더군요』1m88.3㎝의 거한 이민우는 이같이 먹어대지만 1백30㎏에서 도무지 더 늘지를 않아 고민이다.
체중에 제한이 없는 이는 체중증가는 기록경신과 정비례하기 때문에 이같이 결사적이다. 지난해 9월 스웨덴 세계선수권대회의 슈퍼헤비급에 15명이 출전했는데 이중 13명이 1백40㎏이 넘었다. 아시아의 역사인 이선수는 작은 덩치(?)에 우선 기가 죽어 7위에 그쳤다.
이는 현재 이 체급에서 인상1백70㎏·용상2백12.5㎏·합계3백80㎏으로 모두 한국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선 합계만 시상을 하게되는데 아시아최고기록은 이란의 「라마잔·알리·테이무리」(27)가 마크하고 있는 4백5㎏(인상1백85.5㎏, 용상2백20㎏)이다.
「테이무리」는 원래 1백10㎏급 선수인데 1백10㎏이상급에도 출전하고 있다. 따라서 이민우의 라이벌은 오직 「테이무리」뿐이다. 이는 최근 연습땐 4백10㎏ (인상1백85㎏·용상2백25㎏)까지 거뜬히 들어올려 서울 아시안게임에선 노장「테이무리」 가 체중을 올려 출전해도 자신이 만만하다. 『이민우는 서울아시안게임에서 「테이무리」를 따라잡는것만을 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아요. 2년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자는 원대한 야망을 품고 있어요.이는. 오로지 체중만 1백40㎏대로 늘리면 가능합니다』최문재 코치는 이민우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나오기 힘든 천부적 역사라고 극찬한다. 현재 올림픽최고기록은 합계 4백40㎏이고 세계최고기록은 4백65㎏으로 이의 기록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이민우는 3년전인 83년3월엔 체중이 1백5㎏이었으며 이동안 체중을 25㎏이나 불리면서 기록은 놀랍게도 1백15㎏이나 올랐다. 이 추세로 보아 올림픽 메달도전은 불가능하진 않는것 같다.
『하체에 비해 어깨 가슴등 상체가 좀 약해요. 겨울철 체력단련기에 체중증가와 함께 이 취약점을 보완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자신있어요. 「테이무리」가 있어 기록경신에 도움이 됩니다.』 가슴둘레가 1 m30㎝인 이민우는 기록의 사나이답게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민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