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도쿄도지사 나오나…초반 판세 여성 정치인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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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4)

오는 31일 예정된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에서 방위상 출신의 여성 정치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ㆍ64)가 초반에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는 지난달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지사가 정치자금 유용 등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실시하게 됐다. 임기 4년의 새 지사는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을 치르게 된다. 고이케가 당선되면 도쿄의 첫 여성 도쿄도 지사가 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5∼17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와 자체 취재를 바탕으로 한 초반 판세 분석 결과, 고이케 후보는 20~40대의 높은 지지를 얻어 다른 후보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이케는 자민당 소속의 중의원 8선 의원이지만 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 뒤를 민진ㆍ공산ㆍ사민ㆍ생활당의 야 4당 단일 후보인 도리고에 슌타로(鳥越俊太郞ㆍ76)와 연립 여당(자민ㆍ공명당)이 지지하는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ㆍ64) 후보가 추격하고 있다. 선거전은 사실상 3파전으로 치러지는 양상으로 자민당엔 지지자가 나눠지는 분열 선거가 됐다.

고이케는 뉴스 캐스터 출신으로 환경상을 거쳐 아베 신조(安倍晋三) 1차 내각 때인 2007년 첫 여성 방위상을 역임했다. 도리고에는 마이니치 신문 기자 출신의 저널리스트로 지명도가 높다. 마스다는 옛 건설성 관료 출신으로 이와테(岩手)현 지사와 총무상을 거쳤으며 2년 전 지방의 인구 감소를 다룬 저서 『지방소멸』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고이케와 마스다는 전임 마스조에 지사가 도쿄의 제 2 한국학교 설립을 위해 도쿄 공립학교 부지 제공을 검토했던 것을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이 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와 자체 취재 결과에서도 고이케가 도리고에와 마스다에 한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않은 유권자 비율이 니혼게이자이 조사에서 20% 이상, 산케이 조사에서 40% 이상으로 각각 집계돼 향후 판세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두 신문은 전했다. 교도통신 조사에선 고이케와 도리고에가 선두를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고, 마스다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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