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당선소감|김정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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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불투명한 유리의 천창 아래 내 구석방에서 하늘이 맡긴 일몫이 무언지로 고심했다. 이번에 그 하늘이 좀 더 가깝게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내 주위의 사람들이 발돋움을 놓아 키를 키워준 덕분인 줄을 잘 안다.
서투른 글을 쓰느니 성실한 독자나 학생이 되는 게 도리가 아닐까 하는 자괴감에 여러 날 밤잠을 설쳤고, 그건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작품 속에 나보다 앞서 산 분들의 체험을 쓰고 보니 한편으론 퍽 송구스럽다. 혹 글을 쓴다는 내 개인적 행위가, 그들이 몸으로 보여준 삶의 진실에 위배될까봐 걱정도 된다.
앞으로 문학공부에 더 전념하여 제대로 된 글을 쓰고자 노력하겠으며, 이번 당선을 그 계기로 삼겠다. 머뭇거리는 내게 소설 쓸 용기를 불어넣어 주신 국문과선생님들과, 김원우 형님,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아직껏 나를 뒷바라지하고 계신 부모님께 새삼 큰 절을 올린다. 가까이서 섬세하게 신경을 써 준 그녀와 경수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약력
▲1958년 강원도 홍천 출생 ▲서강대학교 철학과졸업 ▲동 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재학 중 ▲서강대 창작동인 「사시」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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