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백30억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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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86년의 경제운용 청사진은 몇가지 의욕적인 수치들을 보여준다.
7% 성장에 GNP는 8백75억달러가 되며 1인당 국민소득은 2천90달러.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수치가 올해 3백억달러에 이를 수출이 10% 늘어나 3백30억달러가 된다는것이다.
따라서 9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로 경상수지가 역사상 치은으로 균형을 이룬다.
그러나 그 청사진의 색깔이 그냥 꿈속의 그림만은 아니라는 증거도 적지는 않다.
우선 우리의 수출신장 추세가 워낙 약진적이다. 62년 경제개발계획에 착수한 이후 연평균 3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기간의 세계 평균은 12·7%다.
수출신장율이 해가 갈수록 더욱가속되는 추세도 특징적이다.
64년에 1억달러를 돌파하고 70년엔 10억달러, 75년엔 54억달러,77년엔 1백억달러로 늘어 온 성장 속도도 기록적이다.
하지만 처음 1백억달러를 달성하는데는 무려 15년이나 걸렸다. 77년의 1백억달러에서 사년의 2백9억달러까지 늘어나는데는 4년이 걸렸다. 다시 1백억달러가는 3백억달러의 실적을 올리는데도 4년이 걸렸다. 그러나 앞으로 1백억달러를 더 늘리는데는 2년이면 충분하다. 87년엔 4백29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계산이다.
그 수출실적이 세계적인 인정을받는 것도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가 꾸준히 향상된 것도 눈에 띈다.
71년 세계 38위에 있었던 것이 75년엔 30위, 80년엔 25위가 됐다. 84년엔 무려 15개국을 제치고 13위를 차지했다. 당시 11위인 대만이 3백억달러, 12위인 스웨덴이 2백93억달러인데 우리는 2백92억달러였다.
그러나 올해 우리는 3백억달러를 돌파한다. 작년의 대만 수준은 된다는 뜻이다. 물론 대만과 스웨덴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발전을 위한 몸부림은 우리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더우기 우리는 1인당 수출액에서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84년에 우리는 7백21달러였다.
물론 브라질의 2백4달러나 멕시코의 3백18달러보다는 현저히 나은편이다.
그러나 대만이 우리의 2배가 넘는 1천5백98달러였던걸 간과할수없다.
일본은 1천4백14달러, 영국은 1천6백62달러, 프랑스는 1천7백76달러였다.
86년의 밝은 청사진을 보면서도 더욱 분발해야할 이유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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