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의 돌파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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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달의 국내경기는 선행지표에서 약간의 호전움직임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는 정체상태를 지속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같은 경기의 담보상태는 몇가지 지표의 변화기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침체국면의 경제에 대한 돌파구는 과거의 경험으로보아 수출이나 내수, 또는 건축부문에서 나타났지만 지금의 상태는 그 어느쪽도 돌파력을 제공할만한 활력이 없어보인다. 수출시장의 상황은 국제통화구조의 변화에 따라 상반기보다는 한결 개선되었고 4·4분기들어 다소간 회복세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원적으로 세계무역의 총체적 신장세가 점차 처지는 추세에 있고 각국의 보호장벽과 국내산업의 경쟁력감소로 미루어 수출상황의 현저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내수시장에는 그간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출부문의 침체를 대체할만한 바탕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않다.
그래서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수출산업의 경기에 경제 전체가 매달리는 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경기회복을 위한 국내적 대응이 가능할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역시 수출산업의 경쟁력회복이 관건이 된다. 이 점에서 볼때 여전히 국내수출산업은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그중 가장 시급한것은 설비의 개선과 기술의 축적이다. 전자는 국내 수출산업의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현상과 유관하다. 낡은 설비와 낙후된 기술로는 아무리 가격경쟁력이 우수해도 결국은 한계에 부닥칠수밖에 없다. 가격경쟁력만 믿고 설비개체를 소홀히 했던 경공업부문에서 점차 문제점들이 속출하고 있는것을 보아도 알수 있다.
따라서 이 부문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설비현대화가 이루어 지도록 투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다만 불황기에 설비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유인이 필요하며 그것은 금융조건의 개선이 핵심이 된다. 경영자총연합회에서 마침 이 문제와 관련, 장기시설투자에 대한 특별우대금리의 적용, 자기자본지도비율의 재조정, 중소규모형 전문기업의 집중 지원육성등을 건의했다.
이런 문제들은 현재의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될 뿐아니라 장기적으로 수출산업의 경쟁력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또 엔화강세의 호기를 활용할 방안도 찾아야한다.
내수쪽에서 본다면 지금은 실업증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때문에 고용효과가 큰 중소기업부문의 내수진작과 재정기능의 적극적 활용, 고용유지에 기여하는 재고금융의 적극활용과 고용관련 세제의 조정등을 포함하여 고용확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이런 금융·조세·재정상의 활용수단 강구와 함께 국제수지에 주름이 덜 미치는 주택건설등의 강력한 내수진작이 필요한 시기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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