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서울연주회」…한상우<음악언론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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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서울공연은 우리들에게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종교와 예술은 어려운 환경속에서 더욱 빛을 낸다고 하였거니와 미비한 여건속에서 집단예술에 몰입하는 지휘자와 단원들의 일체감은 기능적인 어려움을 넘어 예술적 정신의 승리를 보여준 것이었다.
물론 대구시향의 연주가 당장 오키스트러로서 최고의 울림을 재현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술집단으로서 충분한 의미와 발전의 여지를 보여주었다는 데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상임지휘자 우종억의 열띤 지휘로 시작된 이날의 연주에서 그들은 먼저 『경기병서곡』을 연주했고, 두번째 프로그램에서는 한양대교수 김형규가 독주자로 나서 『멘델스존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했다. 김형규의 달관된 무대매너와 활력에 넘치는 연주력은 「밝고 맑은 멘델스존」을 즐기기에 족했으며 오키스트러의 뒷받침도 좋았다.
이날의 마지막곡 『시벨리우스교향곡1번』은 매우 의욕적인 레퍼터리였는데 교향곡1번에서 지휘자 우종억은 보다 적극적인 대비, 즉 큰소리와 작은소리 관악기군과 현악기군의 농축된 대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오랜만의 서울연주에서 그들은 보다 효과적인 레퍼터리를 선정할 수도 있었겠지만 『시벨리우스교향곡1번』을 들고 나온 것은 새로운 것을 향해 전전하려는 의욕적인 노력을 보여준것이며 그러한 정신이 곧 예술정신임을 분명히 해 주었다.
이번 서울연주화가 대구시향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바라며 지방문화의 활성화를위해서도 오키스트러운동에 더 큰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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