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시구에선 여자 연예인이 단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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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야구를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아마도 존 F 케네디였을 것이다. 케네디는 메이저리그 개막전 시구를 위해 백악관 뒤뜰에서 열심히 연습한 것으로 유명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다친 등 때문에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보좌진에게 케네디는 "스트라이크도 못 던지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고 되받았다.

물론 케네디 이전과 이후에도 많은 미국 대통령이 메이저리그에서 시구를 했다. 현직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미 몇차례 시구를 했다.

한때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였던 부시는 부친 시니어 부시가 대통령 시절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시구한 공이 포수한테 도달하지도 못했던 수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시구 전에는 반드시 연습을 했다. 22년째를 맞은 한국 프로야구도 올스타전 시구자로 각양각색의 인물을 배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대전 올스타전에서 시구, 올스타전에서 시구한 첫 대통령이 됐다. 개막전에서는 대통령의 시구가 두번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95년에 개막전에서 시구한 바 있다. 시구를 가장 많이 한 직업군은 여자 연예인. 지난해 장나라까지 모두 9명이었다.

시구를 할 때 상대 타자는 예의상 헛스윙을 한다는 관례를 깬 경우도 지금까지 세번 있었다. 이종범(기아)이 지난해 장나라의 시구를 받아치는 등 두번의 '전과'가 있고, 2001년에는 정수근(두산)이 시구를 때려 '강심장 스타'로 분류됐다.

대전=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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