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은 혼자 즐기는 스포츠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85서울 보울링 월드컵대회가 벌어지고 있는 뱅텐보울링센터는 선수·임원·대회관계자 등 ID카드를 발급받은 3백여명을 제외하고는 일체 타인의 출입을 불허, 『이 무슨 꿍꿍이 대회인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회조직위는 입장권도 판매하지 않음은 물론 경찰의 협조를 얻어 철저하게 「외인 출입금지」를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선수들의 수준높은 플레이를 즐기거나 한국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 혹은 호기심으로 들른 인근 주민들은 불평과 함께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다.
대회조직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보울링협회 관계자들은 평소부터 『86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보울링은 일부 부유층의 레저스포츠」라는 일반대중의 잘못된 인식을 고쳐야 한다』며 틈만나면 「보울링의 일반화·대중화」 「혼자즐기는 스포츠에서 같이 보고 즐기는 스포츠로의 전환」을 침이 마르도록 외쳐왔다.
그러나 세계대회 개최라는 호재(호재)를 놓고서 홍보는 커녕 찾아오는 사람마저 쫓는 난센스를 연출하고 있는 것.
이는 대회 스폰서인 보울링 기자재메이커 AMF가 자사제품이 설치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선정한 뱅텐보울링센터가 협소한데다가 시끌벅적한 것을 몹시 싫어하는 외국귀빈들(?)의 편의를 위해 내려진 조치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주도권다툼 등 협회 내분으로 개최에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경기장 채점방식 등도 보울링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아시안게임의 것과 달라 「외화낭비」의 대회라는 인상만 풍기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