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상승세, 불당2백엔직전서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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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최철주특파원】일본의 엔화시세는 미달러당 2백엔까지 올라갈것 같은 기세더니 일보직전에서 주춤, 예측이 어려운가운데 금융전문가나 업계의 추측만 무성하다.
지난 7일 동경외환시장에서 폐장시세는 올해 최고시세인 1달러=2백2.55엔을 기록한 다음 15일 종장때는 1달러=2백3.55엔시세였다.
앞으로는 과연 어느선까지 엔화시세가 올라갈것인가, 또는 어느시세에서 정착할것인가.
대장성이나 일본은행 (중앙은행) 에서도 이렇다할 뚜렷한 태도표명이 없다.
결국 이러저러한 분석으로 점치는도리밖에 없다고 전문가들도 말하고 있다.
「스미따」(징전지)일은총재는 13일 일본기자클럽정례기자회견에서 국내경기와 관련, 『당면 민수를 축으로 안정성장하는데 염려는 없다. 그러나 앞으로 엔화강세의 영향으로 디플레효과가 야기되는것도 피할수없다』고말하고 일본의 대외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위해서는 엔화강세정책의 견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디플레효과에 대해서는 기업의 적응력과 경제전체의 조정력으로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스미따」총재는 더 나아가 국내경기가 안정성장 궤도에있다는 전제로 『금융정책은 경기대책보다도 계속 외환시세의 안정에 가장 중점을 두게될것』 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엔화강세에 따른 수출량의 감소, 채산성악화등 수출기업을 중심으로한 디플레효과에 관해 『전체정제가 디플레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경제에의 파장도를 신중히 지켜불 필요가 있다』 고 지적했다.
이같은 「스미따」 총재의 발언으로 보아 현재의 일본경제국면에서 엔화세현상의 정책의지는 크게 변경하지 않을것이라는 추측들을 많이 하고있다.
지난8일 참의원국민생활특별위원회에서 「스미따」총재가 발언한 내용도 이같은 추측과 일맥상통하는 점이었다.
그는 『엔화강세기조로 끌고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전제, 『엔화강세상태가 정착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야마구찌」(산구) 대장성 차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한층 엔화강세기조가 정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바있다.
「스미따」총재나 「야바구찌」차관이 이같이 발언한 하루전(7일) 엔화는 시세가1달러=2백2엔대였고 발언당일 (8일) 은 1달러=2백6엔대였다.
엔화시세가 1달러=2백엔으로 향하다가 하루사이 반낙폭이 이렇게 미미한데도 이런 발언들이 나온것을 볼 때 엔화시세가 약간 더 높아져 일층 고수준에 정착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일본통화당국의 진의가 아닌가하고 풀이하는 견해가 있다.
엔화시세가 1달러=2백엔 일보직전에서 반락한것은 지난9월22일 선진5개국(G5)재무장관회담이래 엔화시세가 오를대로 올랐다는 「천장감」때문이기도했다.
G5회담직전의 시세는 1달러=2백42엔이었다.
1달러=2백엔에 근접한 7일 종가까지의 엔화상승폭은 IMF방식으로 19.48%로 지난71년 「닉슨쇼크」를 계기로 엔화절상폭 16.8% (1달러3백60엔→3백8엔) 를 웃돌았다.
어쨌든 현재 앞으로의 엔화시세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바로 얼마전 1달러=2백10엔을 돌파한후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주일이변 2백엔 「대돌파」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렇게되면 더욱 엔화는 강세현상이 지속될것으로 보는 건해도 있었다.
한편 「스미따」총재는 지난11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엔화시세가 1달러=2백엔약수준을 의식하면서 일본은행으로서는 앞으로 엔화강세유도일변도정책에서 「고수준 엔화정착」으로 외환정책을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야기로 미루어보아 엔화는 당분간 적어도 큰폭의 등락은 없이 시세가 합보상태를 유지할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저금까지 그랬듯이 엔화시세변동자체가 이목을 끄는 일은 없어야한다』고 강조한 「스미따」총재의 이야기는 시사하는바가 적지않다고 보고있다.
「이나야마」(도산) 경단련회장도 같은날(11일)기자회견에서 『정부는 1달러=2백엔부터 2백10엔정도에서 외환시세를 정착시키려 하고있는것 같다』고 점치면서 『급격한 엔화시세상승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입장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고 비판하고 나섰는데 의미가 있는 발언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의 업계도 1달러=2백10엔 시세정도는 견딜수 있지만 그이상 엔화시세가 오르면 문제가 달라진다고 요즈음 반발이 심하다.
재계의 개인자격 경제단체인 경제동지회 「이시하라」(석원준)대표간사는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일은는 환율을 지나치게 급격히끌고 나가고 있다』고 비난하고 『엔화강세로 수출업체는 타격이 클뿐아니라 디플레현상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엔화강세는 금리인상처럼 통화수축을 초래하여 유효수요가 부족, 상품의 공급과잉으로 물가는 내려가고 경기는 침체될 것을 염려하고있는 것이다.
일본의 저명한 경제평론가 「시모우라」(하촌치)씨도 이번 엔강세파동을 계기로 일본의 수출주도형 경제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논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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