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궁 기록은 "만점" 시설은 "영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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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LA올림픽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둔 세계정상급 한국양궁선수들이 활을 쏠 장소가 없다. 한국양궁의 수준은 높지만 시설은 영점인 셈이다.
대한양궁협회는 지금까지 회장사인 현대그룹의 인력개발원 운동장에서 국내대회전부를 치러왔으나 11월부터 서울시로 넘어감에 따라 유일한 경기장을 잃어버렸다.
협회는 내년 3월 종별선수권대회때까지 양궁경기장을 확보해야만할 입장이어서 서울시당국과 대방동 보라매공원사용을 교섭중이나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양궁전용경기장 건립은 오래전부터 계속된 숙원사업. 국궁과 양궁을 분리, 대한양궁협회가 정식 출범한 지난 83년 당시 정주영 대한체육회장이 양궁전용경기장의 설립지원을 약속한바 있고 정몽준 당시 양궁협회장이 앞장서서 근교의 전용경기장후보지를 물색하는 등 성의를 보였으나 후보지가 경기도 관할의 그린벨트지역이라는 이유로 실현을 보지 못했다. 체육부나 체육회도 양궁경기장은 해당종목 경기단체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고 무관심한 상태다.
지난번 세계선수권대회때는 화랑연병장을 빌어썼으나 국내대회개최나 훈련은 전혀 불가능하다.
86·88올림픽경기장은 육사연병장으로 이미 결정됐지만 이에 앞서 우수선수훈련과 국내대회를 개최할 전용경기장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국내 양궁경기는 학교운동장을 빌어 쓸수 있다해도 바람과 소음을 막아줄 쾌적한 환경을 갖추어야하고 이곳저곳 옮겨다닐 수가 없다.
양궁은 한국기록이 세계기록을 능가하는 유일한 종목.
게다가 당장 오는 86년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이 12개나 걸려있어 금메달획득이 가장 확실한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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