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나라현 고분출토품「가야」것과 흡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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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동경=최철주 특파원】최근 일본 나라(나량)현에서 발굴된 6세기 후반의 후지노끼(등の목)고분 토기와 말장식 금패가 신라 가야고분의 출토품과 비슷하며 거대한 석관도 신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한일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있다.
특히 곧 개봉될 석관 조사에서 피장군의 신원이 백제계의 호족으로 판명될지의 여부에 한일고고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나량현의 법륭사 서쪽 이까루가(반구)마을에 있는 이 고분은 직경 40m, 높이 8m의 엔분. 고분의 내부는 길이 16·3m의 횡혈식 우실로 되어 있으며 한 변의 길이가 2m를 넘는 큰 바위로 쌓아 만들어졌다. 현실 안에 들어있는 석관은 응회석의 거석으로 집모양(가형)을 하고 있으며 길이는 2·35m, 높이가 1·26m된다.
관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석관 전체를 붉은 안료로 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발굴작업에 나섰던 나량현의 헌원고고학연구소는 석관의 보존상태가 매우 좋고 도굴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이 무덤에는 6세기 후반 아스까(비조)시대의 호족이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호족은 성덕대자의 장인(「가시와데」(선)비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 연구소의 견해다.
권원고고학연구소의 「후지이」(등정리장) 연구실장은 『석관 및 고분이 신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조사가 더 진행되어야 알 수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부장품의 일부로 출토된 말장식 금패는 신라고분의 출토품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한편 재일고대사연구가인 김달수씨는 이 고분에서 출토된 토기가 5세기께의 가야 토기와 같으며 석관의 모양뿐만 아니라 관 전체에 붉은 안료를 칠한 것 등이 가야의 영향을 받은 것임에 틀림없으며 석관에 누가 묻혀있느냐에 따라 한일고대사에서 신라·백제인들이 일본에 끼친 문화적 영향의 정도를 헤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특히 이 고분이 있는 이까루가 마을의 이름이 옛날 가야를 가리키는 까루(한)(「이」는 접두어)에서 온 것으로 가야문화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석관 속의 피장군신원이 밝혀지면 한일 고대사의 수수께끼도 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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