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선 첫 독주회…음악기량 마음껏 펼치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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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 번째 고국방문공연이지만 독주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저의 음악적 면모를 유감없이 펼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9∼10일 호암아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기 위해 l일 일시 귀국한 바이얼리니스트 강동석씨(31)는 이번 연주회가 독주회라는데 큰 의의를 둔다.
83, 84년 귀국연주회때의 협연과는 달리 혼자서 무대를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긴장도 더 되는 무대라는 것이다.
『레퍼터리도 팬들에게 친근한 곡으로부터 무거운 곡까지 다양하고 변화 있게 마련했습니다. 아직 고국 팬들의 수준과 기호를 자세히 알 수 없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군요』
그가 이번에 연주할 곡은 「라벨」의 『지콘』 등 포플러한 곡과 「그리그」의 『소나타3번』,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조곡』,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2번』 등이다.
83년10월 프랑스인 부인 「마턴」과 결혼, 2살난 아들(나일)까지 둔 가장이지만 자그마한 몸매에 맑고 곱상한 얼굴이 아직도 소년처럼 앳돼 보인다.
그러나 그의 연주는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 8l년에는 최연소로 파리의 세계적인 「룽티보」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세계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광중 2학년 때 도미, 줄리어드와 커티스음대를 졸업한 강씨는 75년 몬트리올콩쿠르 등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악단과 협연, 독주회를 통해 세계적인 찬사를 받아왔다.
세계정상급의 연주자로 성장했지만 아직 좋은 연주용 바이얼린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명기 과데니니를 빌어왔다.
『음단이 커서 솔리스트들이 쓰기에 알맞지요. 내 악기를 마련하고 싶어도 정말 좋은 것은 너무 비싸 쉽게 구할 수가 없어요. 자기악기를 찾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
강씨는 현재 파리에 살면서 유럽과 미국무대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펴고 있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매년 고국연주회를 갖고 싶다고. 이번 연주회의 반주는 지난 10여년간 그와 자주 연주했던 영국인 피아니스트「고든·백」(길드 훌음악학교 교수)이 맡는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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