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 운전…"거리의 무법자" 버스·트럭 무기한 단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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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무법·난폭 운행으로 교통사고의 주범이 되고 있는 시내외 버스와 트럭 등 대형차량에 무기한의 집중 지도·감시·단속이 시작된다. <관계 기사 10면>
치안본부는 28일 전국 경찰에 난폭 차량 일제 단속령을 내리고 버스·화물 트럭 등 대형차량의 횡포 운행을 중점 단속토록 전국 경찰에 지시했다.
박배근 치안본부장은 시내외 버스와 화물 트럭 등 대형 차량이 하루 20명의 인명을 앗아가는 교통사고 왕국의 주범으로 등장했으며 지금까지 이들 차량의 난폭 운행을 대중 교통·물동량 수급 등을 감안, 단속에 융통성을 둬 왔으나 지하철 시대의 개막으로 더 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어 횡포 운행의 고삐를 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각 시·도 경찰국 별로 관할 지역을 세분, 투망식 집중 단속에 나서도록 하고 집중 단속 대상 지역에 대해서는 각 경찰서에서 병력과 장비를 차출, 지원토록 했으며 단속을 소홀히 하는 경찰관은 문책키로 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전국 2만여 교통 지도 위원과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난폭 차량을 적발, 신고해 주도록 당부했다.
◇단속=지그잭 운전·끼여들기·중앙선 침범·과속 등 사고의 요인이 되는 전반적인 난폭 운전과 대각선 주차 등 정류장 질서 문란 등이 중점 단속 대상. 특히 골재 운반 차량 등 화물 트럭에 대해서는 과속·정량 적재 위반·적재함 씌우기 위반 등을 중점 단속한다.
서울의 경우 각 경찰서 별로 관할 지역을 자체 단속하는 외에 시 전역을 광화문∼남대문 지역·영등포 지역·강변로 지역·강남 지역 등 12개 지역으로 나눠 매일 3개 지역씩 윤번제로 투망식 단속을 편다.
이 단속에는 시내 24개 경찰서에서 2명씩 48평의 교통순경이 차출돼 투입되며 순찰대 소속 사이카도 30대씩 지원 배치된다.
또 모든 교통 경찰관의 근무시간이 현재(상오 7시 30분∼하오 10시)보다 2시간씩 연장돼 밤 12시까지로 조정된다.
◇실태=우리나라의 자동차 1만 대당 연간 사망자수는 79명(84년 기준). 미국(2.7명)의 29배, 일본(2.1명)의 38배, 프랑스(5명)의 15.8배 등으로 교통 사고율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10만 7천 6백 50건(사망 5천 4백 50명)의 교통사고가 일어나 지난해 같은 기간(9만 6천 9백 32건·사망 5천 2백 50명)보다 11%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중 버스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2만 1천 4백 49건. 전국 자동차 댓수 중 버스의 비율은 11.5%에 불과한데도 버스의 교통사고는 전체 사고의 21.2%나 돼 사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건수에서 으뜸은 화물 트럭. 지난해 교통사고 12만 4천 8백 24건의 24.7%인 3만 8백 74건(사망 2천 4백 10명)을 기록, 택시(2만 7천 6백 24건)보다 3천여 건이나 많았다.
치안 본부 관계자는 트럭과 화물 트럭 교통사고의 90%이상이 난폭 운전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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