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화 서울대 교수댁|검정깨 경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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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홍문화박사 (70·의학·약학)의 음식관은 확고하다.
▲신토불이 ▲시식 ▲일물전체가 바로 음식을 올바르게 먹는 3대원리. 즉 자기고장에서 나는 음식물은 내몸의 성분과 같으므로 되도록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것으로서 제철에 수확되는 것을 골라 가능한한 껍질이나 내장까지도 버리지않고 전체를 다먹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외국산 채소류가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에도 더덕이나 오이·버섯·울릉도 산나물등 우리야채를 즐겨 찾는다.
이 3대원리에 네가지의 시행수칙이 곁들여지는데 바로 ▲여러가지를 먹는 잡식과 ▲소금섭취의 제한 ▲종실·젖등 생명이 들어있는것, 그리고 ▲온가족이 함께 먹기등이 그것이다.
『어느 가정이건 식탁 패턴은 거의 주부의 식습관에 따라 한정되게 마련이지요. 유전처럼 생각되는 고혈압·암도 사실은 식생활패턴이 이어져 내려오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거든요. 그래서 한정된 식탁 패턴을벗어나기 위한 방도로 최소 30가지 음식물을 섭취·하도록 신경을 쓰고 있지요.』 그 때문인지 여느 집 식탁에서나 쉽게 눈에 띄는 짠지등 밑반찬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국종류가 전혀 식탁에 오르지 않는 것도 홍박사댁의 특징중의 하나. 주식과 부식이 엄격히 구분되는 우리 식습관 때문에 소금의 섭취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아 국에 밥을 말거나, 물에 밥을 말아 먹음 (짠반찬을 먹게된다)으로써 염분의 과잉섭취가 되는 것을 막고자한 때문이란다.
그래서 부인 박문희씨(67)가 자주 마련하는 식탁은 콩비지. 돼지고기·쇠고기·배추 삶은 것을 약간씩 넣어 주식으로 먹는다.
그러나 진짜 자랑거리는 오디로 빚은 유감주와 검정깨 경단. 검정 참깨를 물에 씻어 찜통에 쪄서 말린후 잘개 빻아 꿀과 함께 버무려 만든 이 경단은 홍박사가 자신하는 「우리집보약」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온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 그래서 서울성북동에 사는 막내딸과 사위가 손녀·손자를 데리고 찾아오는 매주 화요일 저녁 식탁은 더할 나위없는 만점 식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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