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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밤하늘 밝힌 '홈런 5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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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 도시에서는 총알 한 방이면 스타가 될 수 있다."

재즈 뮤지컬 '시카고'가 내건 슬로건은 제74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예고나 마찬가지였다.

16일(한국시간) 시카고 셀룰라 필드에서 벌어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총천연색 스타들은 총알 대신 홈런포로 밤하늘을 수놓았다.

홈런포와 홈런포가 충돌한 올스타전에서 최후의 한 방은 '텍사스 보안관'(텍사스 레인저스)의 행크 블레이락이 장식했다.

빅리그 데뷔 2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한 블레이락은 아메리칸리그가 5-6으로 뒤진 8회말 2사 2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등장, 내셔널리그의 마무리투수 에릭 가니에(LA 다저스)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2점홈런을 터뜨렸다.

블레이락은 첫 올스타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12번째 선수가 됐고, 아메리칸리그는 7-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아메리칸리그는 10월 19일부터 벌어지는 월드시리즈에서 1, 2, 6, 7차전을 홈구장에서 치르는 '홈 어드밴티지'를 갖게 됐다.

아메리칸리그는 최근 6연승(1무 포함)했으나 역대 전적에서는 내셔널리그가 40승2무32패로 여전히 앞서있다.

블레이락에 앞서 개럿 앤더슨(애너하임 에인절스), 제이슨 지암비(뉴욕 양키스.이상 아메리칸리그), 토드 헬튼(콜로라도 로키스), 앤드루 존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상 내셔널리그) 등도 홈런포로 명승부를 장식했다.

전날 홈런 더비에서 챔피언의 영광을 차지했던 앤더슨은 6회말 2점홈런을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활약으로 블레이락을 제치고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앤더슨은 메이저리그 최후의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를 기념하기 위해 '테드 윌리엄스 트로피'로 이름 붙여진 올스타전 MVP상을 최초로 수상했다.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는 2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는 안타 없이 볼넷과 몸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 이만수 불펜코치 역할

한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불펜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이만수(45) 코치도 올스타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셀룰러 필드는 화이트삭스의 홈구장이며 이코치는 불펜에서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의 공을 받아주는 등 불펜 코치 역할을 했다. 이코치는 전날 홈런 더비에도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태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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