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귀빈을 맞는 자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요즈음 서울은 외국귀빈들의 방한러시로 붐비고 있다.
오는 8일 서울에서 열리는 IBRD(세계은행) 와 IMF (국제통화기금)총회에 참석할 세계각국의 대표들이 속속 김포공항을 통해 매일같이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
어느 관광명과 달라서 이들은 각국의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은행가, 고위 경제관료 등만도 1천명에 이르며 이들이 동행하는 공식 비공식 수행원및 보도진을 합치면 7천여명이 넘는 엄청난 숫자요, 비중이다.
이만큼 많은 수자의 외국귀빈을 한꺼번에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일은 우리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서울에서 이같은 대규모 국제회의를 열게된 것은 우리나라가 그정도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을만큼 성장했다는 객관적 증거이기도하다.
또한 이러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주최하는 의의는 우리가 국제적인 대세의 움직임에 뒤지지 않고 당당히 참여할 뿐만 아니라 이 흐름을 주관하고 주도하기에 이르렀음을 뜻하며, 이제 자부심을 가질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행사는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 이어짐으로써 국위선양의 한 맥을 이룰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행사는 개최 자체에도 이미 큰 의의를 갖는 것이지만 얼마나 잘 치러내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대한 평가에 커다란 보탬이 될수도 있고 반대로 절하의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우선 대표들에 대한 서비스가 세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포공항에서의 통관 절차에서부터 숙소안내, 회의장 안내에 이르기까지의 예의가 넘치거나 처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를 흔히「동방의 예의국」이라고 들한다. 그러나 예의란 무조건 굽실거리고 비위 맞추는 것만이 최상의 것은 아니다.
우리를 찾는 손님에게 극진히 접대하되 국가의 체모와 위신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절도와 자제가 있어야겠다는 뜻이다. 수많은 귀빈들이 우리를 찾아왔으나 그들이 우리에게 특별히 시혜를 하러 온것이 아니고 그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볼일을 보러 온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숙박과 식사문제는 손님을 접대하는데 가장 신경을 써야할 분야다. 거기에는 청결과 위생이 제일의 관건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잠자리가 호사스럽고 음식맛이 좋다 여부를 따지기 전에 전제돼야할 조건은 잠자리가 깨끗하고 음식이 정갈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느낌이 불결하거나 비위생적일 때 손님에게 주는 인상은 전체를 망쳐버릴 수있다. 이점에 각별히 유의해야할 것이다.
이밖에도 교통편의의 제공과 신변안전문제도 주의를 기울여야할 일이다. 각국에서 모인 수많은 손님들을 불편없게 한국의 이모저모를 들러볼 수 있도록 하려면 충분한 교통수단을 제공해야할 것이며 이들의 안전한 견학과 관광을 위해서는 치안과 거리질서 관광질서 면에서도 특별한 배려와 단속이 있어야 하겠다.
이러한 외국손님에 대한 세련된 예우와 접대는 국민의 협조정신 없이는 어렵다. 이번 행사와 직접 관련된 사람이나 업소는 물론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협조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