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변경 때 예비역 장성에게 13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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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롯데 측이 예비역 공군 중장에게 거액을 제공한 사실이 포착돼 검찰이 이 자금의 성격과 출처를 확인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 직후
롯데, 공군 중장 출신에게 건네
검찰, 로비에 쓰였는지 조사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제2롯데월드의 시행사인 롯데물산이 2011년께 공군 중장 출신 천모(69)씨에게 컨설팅비 명목으로 13억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제2롯데월드는 2010년 11월 123층 높이로 최종 건축허가가 났다. 성남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3도 변경하는 공사비 1000억원 상당을 롯데 측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합의하면서다.

이후 롯데물산은 전투기 부품정비업체 B사의 회장으로 근무하던 천씨에게 활주로 공사와 관련한 컨설팅을 맡기고 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천씨에게 전투기 정비와는 무관한 활주로 공사 컨설팅을 맡긴 것에 주목하고 그 돈이 활주로 공사비 절감을 위한 로비 명목 등으로 공군 관계자들에게 건네졌는지 확인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13일 신격호(94)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이던 이일민 전무가 보관해 온 현금 30억여원과 각종 서류뭉치를 압수했다.

이 전무는 지난해 롯데그룹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해임되자 롯데호텔 34층의 신 총괄회장 집무실 금고에 있던 자료들을 빼내 서울 목동의 처제 집에 보관해왔다. 지난 10일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에 있던 금고가 비어 있던 이유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의 비서진이 비밀 공간으로 사용하던 롯데호텔 33층 한 객실의 금고에서 금전출납부와 통장 등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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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재산관리인들에게서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매년 각각 100여억원과 2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자금은 계열사들로부터 두 회장에게 전달된 돈이라고 한다. 재산관리인들은 이 돈이 두 회장에게 지급된 배당금과 급여라고 검찰 조사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규모가 워낙 커서 부외자금(비자금)인지 확인하고 있다. 아직 자금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복현·이유정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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