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념 상징조형물 설계한 김중업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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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88올림픽문」은 우리나라사찰입구의 일주문을 본뜨고 고유건축양식의 지붕선을 한껏 살려 「한국의 미」를 느끼도록 「화합의 대문」으로 설계했읍니다.』
올림픽기념 상징조형물 현상공모에 당선한 원로건축가 김중업씨(63) 는 전국의 절을 두루 찾아다니면서 한국불교의 샤머니즘적 특성에 깊은 감명을 받아왔다고 한다.
『한국불교는 칠성각 등에서 보는바와 같이 굉장히 원색적입니다. 특히 통도사 일주문은 웅장한 기둥 두개가 지붕을 떠받들고 있어요. 올림픽문은 일주문의 샤머니즘적힘(vitality)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올림픽공원에 세워질 올림픽문은 「평화적이면서 앞으로 힘차게 뻗는 한국의 힘」을 상징한다고 김씨는 설명한다.『올림픽 공원은 젊은이의 광장이 되도록 꾸몄읍니다. 높은 원형단을 설치, 연극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게 놀이마당을 만들었지요. 꽃밭·연못·나무· 벤치가 있는 산책로를 만들어 「사랑의 거리」가 되도록 하렵니다.』
공원한가운데 태극문광장을 만들고 레이저빔 발사장치를해 야간행사때 하늘높이 (1.6km) 빛을 쏘아올려 사방이 빛기둥으로 장관을 이루게한다.
『올림픽상징 조형물들은 무엇보다 예술감각이 뛰어나게 처리했읍니다. 건축·회화·조각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문화의 총체를 보이자는 겁니다.』
8m짜리 원통 36개를 공원 요소요소에 배치, 그위에 탈·귀면·장승등 민속적인 소재를 2m짜리 조각품으로 컬러풀하게 만들어 놓는다.
김씨는 조각작품 제작을 위해 구상은 전뢰진씨, 추상은 이종각씨를 선정해 놓았다.
또 「88올림픽문」천장을 서양화가 이두직·백금남씨에게 맡겨 옛날 단청맛이 나면서도 살아 움직이는 천장화를 제작한다.
1960년 주한프랑스대사관건물을 설계, 이 건축물로 프랑스정부로부터 공로상을 받고 서울시문화상도 수상한 김씨는 76년부터 79년까지 미국하버드대교수(건축디자인)를 역임했다.
주요 건축물로는 제주대본관, 부산유엔묘지정문, 육사육군박물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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