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장에 첫 여성…농해수위장은 호남 아닌 이례적 부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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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개원식을 하루 앞둔 12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13일) 개원식에 참석해 연설을 한다. [사진 오상민 기자]

386조원(2016년 기준) 규모의 국가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은 김현미(3선·고양정) 의원을 내정했다. 헌정사상 첫 여성 예결위원장이다. 또 호남 지역 의원이 주로 맡아 온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부산 출신 김영춘(3선·부산 부산진갑) 의원이 맡는다.

더민주 상임위장 8명 내정
국토교통위원장은 조정식이 맡아
86그룹 3명 야당 첫 상임위장 진출

더민주는 12일 자당 몫 상임위원장 8명의 내정자 명단을 발표했다. 더민주와 새누리당·국민의당은 지난주 각각 8-8-2개씩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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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여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81학번)를 졸업한 김 의원은 주로 기획재정위에서 일해 왔다. 예결위 간사 출신인 안민석(4선)·이춘석(3선) 의원과 경합했지만 김 의원을 내정했다. 김 의원은 “아직 내정 단계라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며 “13일께 첫 여성 예결위원장으로서의 포부 등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82학번) 출신의 김영춘 의원이 농해수위원장을 맡은 것도 이례적이다. 위원장을 맡을 만한 더민주 호남 지역 의원 상당수가 4·13 총선에서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호남 지역 의원이 위원장을 맡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부산이 해양도시라는 특성을 감안해 농해수위원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동안 기재위에 관심을 보여 왔으나 당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김 의원은 “그동안 부산시와 시의회, 지역 언론에서 ‘부산 지역 농해수위원장이 없다’는 지적을 계속해 왔다”며 “조선·해운업 위기 극복과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기회로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선 중에선 변호사 출신 양승조(천안병) 의원이 보건복지위원장, 고(故) 제정구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조정식(시흥을)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장을 맡는다. 김현미·김영춘 의원 외에 조정식 의원도 연세대 82학번이다. 86(60년대생, 80년대 학번)그룹이 3명이나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셈이다. 더민주에서 86그룹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건 이번 20대 국회가 처음이다.

또 다른 3선 중에선 1971년 민청학련 첫 위원장을 지낸 심재권(서울 강동을) 의원이 외교통일위원장, 대우자동차 용접공 노동자 대표 출신의 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은 환경노동위원장에 내정됐다. 홍 의원은 트위터에 “청년 일자리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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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광명시장 출신으로 윤리위원장에 내정된 백재현(3선·광명갑) 의원은 1년 뒤 예결위원장을 ‘예약’했다. 예결-윤리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 맡는 관행을 더민주도 이어 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여성가족위원장 내정자인 남인순(서울 송파병) 의원은 8명 중 유일한 재선이다. 남 의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2004~2011) 등을 지낸 여성운동가 출신이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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