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농구 대결 한번도 못 이겼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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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리퍼트 대사의 취임 선서식장을 깜짝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왼쪽). [사진 리퍼트 블로그]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리퍼트 대사는 외교안보 정책 수립에도 관여했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가 특수부대 일원으로 2007년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훈련을 떠나자 오바마 대통령 후보가 ‘보고싶다, 형제’라고 이메일을 보낼 정도로 격의 없는 사이다. 특히 둘은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미 대통령 휴양지)에서 함께 농구를 즐기기도 했다.

빠르고 슛 좋아, 따라가기 바빠

리퍼트 대사에게 ‘농구 실력은 누가 더 나은가’라고 묻자 그는 우리말로 이렇게 대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계속 이겼습니다. 미국 대사(리퍼트)보다 그(오바마)가 더 좋은 선수입니다. 오바마는 너무 커요. 너무 빨라요.”

리퍼트 대사는 “슛도 나보다 낫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훌륭한 농구선수다. 1대1로 경기를 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는데 최선을 다해서 따라가기만 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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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8일 잠실 두산-롯데전에서 리퍼트 대사가 힘차게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 두산 베어스]

리퍼트 대사는 지난해 4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대사관저 응접실에는 당시 사진이 놓여 있다. 높은 타점에서 공을 뿌리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리퍼트 대사는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즐겼고, 스탠퍼드 대학에서 1년 정도 선수로 뛰기도 했다. 팀에 투수가 모자라면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투수 리퍼트의 실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리퍼트 대사는 “강속구는 아니지만 공이 꽤 빨랐다. 하지만 무브먼트(공의 움직임)가 전혀 없는 게 문제였다. 깨끗하게 날아갔다. 체인지업이나 커브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투구폼을 직접 보여주며 “직구를 던질 때와 커브를 던질 때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지점)가 너무 달라서 공을 던지기도 전에 상대 타자가 무슨 공인지 알아챘다. 그래서 주로 3루수로 뛰었다”고 털어놓았다.

리퍼트 대사는 야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좋아한다.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는 농구장을 직접 찾아가 미국 대표로 출전한 캔자스대를 응원했고, 지난 2월에는 한국해양대 학생 20명과 함께 조를 나눠 수영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농구·야구·미식축구를 다 좋아한다. 세 종목의 시즌이 겹치지 않아 다행이다. 1년 내내 쉬지 않고 스포츠를 즐긴다”고 말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생년월일 및 출생지 1973년 2월 28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학력 스탠퍼드대학교 정치학 학사·동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주요 경력
- 2005~2008년 오바마 상원의원 외교정책보좌관
- 2007~2008년 미국 해군특수부대 정보장교
- 2009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 대통령 부보좌관, 비서실장
- 2009~2011년 미국 해군특수전개발단 버지니아주 정보장교(아프가니스탄 파병)
- 2012년 5월~9월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안보담당 차관보·국방부 장관실 비서실장
- 2014년 10월 30일~ 주한 미국 대사(역대 최연소)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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