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박민우 "해프닝이다. 종교전쟁(?) 아니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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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N SPORTS 캡처]

프로야구에 때 아닌 종교전쟁(?)이 벌어졌다.

지난 29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 NC의 경기 도중 NC 2루수 박민우가 1루와 2루 사이 그라운드에 불교를 상징하는 '卍(만)'자 20여 개를 발로 새겨넣었다. 박민우는 불교 신자로 알려졌다. 이에 기독교 신자인 KIA 2루수 서동욱은 '卍'자 옆에 십자가를 그려넣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이와 관련한 별도의 규정은 없지만 상대 팀에서 항의하면 지워야 한다"고 했다. 양 팀은 두 선수가 그린 그림을 보지 못했고 경기는 NC의 9-8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선 둘의 그라운드 놀이가 불교와 기독교 간의 '종교전쟁'으로 번졌다. 이에 서동욱과 박민우는 31일 "해프닝"이라고 일축했다. NC 관계자는 "박민우가 최근 실책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그라운드에 '卍(만)'자를 그렸다고 한다. 일이 이렇게 까지 커질 줄 몰랐다면서 죄송하다고 했다. 앞으로는 그라운드에 문양을 남기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서동욱도 KIA 관계자를 통해 "종교적으로 대립하기 위해 의도를 갖고 그린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박민우가 평소 실책에 대해 부담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싶어서 나도 종교가 기독교라서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십자가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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