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법정국「고위회담」에 기대 여야, 난국 타개위한 막후접촉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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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야는 학원안정법을 놓고 표면상 강행통과와 극력저지로 맞서있으나 막후에서는 타개를 위한 절충 노력을 분주히 벌이고있다.
전두환대통령-이민우 신민당총재간의 단독면담 가능성이 짙은 분위기속에 청와대측의 회담이 14일하오 이총재에게 전달되고,이날 하오의 3당대표회당에 앞서 이재형국회의장과 3당 고위간부들은 회담준비와 타개방안조정으로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따라 정가에서는 모종의 돌파구가 곧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와 정부·여당의 입장이 아직은 유동적인것 같다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련의 여야 고위회담을 앞두고 민정당고위층의 기류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느낌.
13일상오 이재형국회의장을 만났던 노태우민정당대표위원은 이날하오6시쯤 올림피아호델에서 열린 광복40년기념 대토론회폐회리셉션에 참석한다고 당사를 떠났으나 리셥션장에는 나타나지 않아 청와대에 갔다느니, 이민우신민당총재를 만난게 아니냐는등 추측과 억측이 만발.
노대표는 약2시간쯤 지나 당사로 되돌아 왔는데 측근들은 행선지에 대해 일체 함구했으나 이민우신민당총재의 대통령면담에 대한 청와대의 회답을받아왔으리라는 추측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당주변에서는 고위회담전망에 대해 여러가지 그럴싸한 분석들이 있었는데 현재대로일 것이라는 쪽과 새로운 타개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것이 반반.
일부 관계자는 의총이나 3당대표회담 준비내용을 보면 학원사태의 심각성과 학원안정법의 필요성을 중점적으로 지적하도록 되어있어 현재의 강경추세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으며 변화의 기미는 안보인다고 단언.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내외의광범한 요인들을 지적하면서 여야고위회담의 성사가능성을 점치고 만약 성사가 된다면 그것은 새로운 돌파구마련의 계기가 되지않겠느냐고 전망.
회답전달형식 원래 3당대표회담과는 별도로 하기로 되어있었으나 노대표가 구두로 전달토록 결정.
○…정국타개에 적극 나서고있는 이재형국회의장은 민정당과는 별도로 여야고위접촉 노력을 계속 전개.
이의장은 이미 학원사태의 심각성과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어 현행법보완을 중심으로한 대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관련, 정부측과도 깊은 접촉이 있었다는 것.
이의장은 11일상오 노대표와 만난후 이날하오 정부측과도 접촉을 가진것으로 알려졌는데 여야가 모두 이의장의 중재노력에 상당한 기대를 거는 눈치.
이의장도 곧 고위층을 예방, 그동안의 접촉결과를 바탕으로 시국타개책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정당지도부는 난국타개를 위한 상층부의 활발한 접촉과는 관계없이 대외적으로는 당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한 다는데 부심.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대책의 주내용이 원내전략보다는14일 의총에서 「엉뚱한」 발언이나오지 않도록 당내결속을 도모하는데 더 초점.
그래서 의총을 앞두고 상임위별로 13일하오와 14일아침 소속의원 단합대회를 갖기에 부산한 움직임.
한 관계자는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간단하게 예측할수 없는 상황이지만 나중에야 어떻게되든 중구난방식으로 떠들어 대기보다는 같은 방향으로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게 모양이 좋지않느냐』고했다.
노태우대표위원은 13일하오정종택·김정남의원등 몇몇 시도지부장을 불렀는데 주변에서는 이것도 의총대책의 일환이아니겠느냐고 추측.
○…신민당은 「학원안정법」 제정움직임으로야기된 정국의 초긴장상태가 이민우총재의 전대통령면담실현을 통해 풀리지 않겠느냐고 기대.
일부의 비판이 없지 않았으나 이총재가 능동적으로 면담요청 공한을 청와대에 보낸것에 대해 대다수 의원들은 문제를 풀려는 이총재의 적극적 자세라고 높이 평가.
이총재는 이런 당내 분위기때문인지 『면담의 실현가능성보다는 만난후의 성과가 큰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실현되면 성심성의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표명.
이총재는 김대중·김영삼씨와도 이미 이에관해 협의했을뿐아니라 총재단협의는 물론 당내 인사들과도 깊이있게 논의했다는 후문.
이총재는 『당초 면담을 요청했을때는 개헌을 포함한 민주화일정을 심도있게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엉뚱하게 중간에 학원안정법제정문제가 튀어나왔기때문에 아무래도 이 문제를 가장 많이 얘기해야될것같다』고 예고.
이총재는 『학원안정법의 대안은 곤란하다』 면서도 『모든 문제를 시간적여유를 갖고 충분히 논의해 해볼수 있을것』 이라고 용통성있는 자세.
한편 두김씨의 측근 고위당직자들은 『대안제시가 아니라 학원안경법안을 좀더 시간을 두고 검토해보자는 선에서 양해가 이루어진다면 큰 성과일것』이라고 전망.
이같은 전망은 두김씨의 의중과 궤를 같이 한것으로 분석되는데 신민당과 재야는 일단 학원안정법을 연기시키는데 1차적 목표를 두고 한번 연기되면 입법이 안될것이라는 계산인듯. <김영배·이수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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