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1메가반도체로미기습채비 미보호장벽에 신제팜개발로 대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첨단산업 시대가 끝났는가라는 성급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미일간익 무역마찰로 가격체계가 무너져내리고 일본증권시장에서 첨단산업 관련주식가격이 내려앉기 시작하고서부터다.
그러나 일본의 내로라하는 반도체메이커들은 새롭게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불황을 타개하는 긴밀한 작전을 세우고 있다.
예정보다 앞당겨 오는 가을에 「1메가」 시대를 개막시킨다는 것이다.
미국기업들이 미처 만들어내지 못하는 1메가비트D램을 수출하게 되면 무역마찰을 일으킨다는 비난도 받지 않을것이고 달러도 단단히 한몫 벌어들일수 있기 때문이다.
1메가비트 D램은 현재 반도체의 첨단제품으로 불리는 256KD램보다 4배의 집적도를 가진 것.
손톱크기의 칩에 10만자의 문자를 기억시킬수있다.
일본 도오시바(속지)는 최근 『금년 가을에 1메가 시제품을 출하하며 내년초에 양산체제를 갖추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도오시바가 서둘러 1메가시대의 개막을 알리자 히따찌(일립)도 신제품의 발매시기를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 연내에 출하를 서두르고 있다.
히따찌의 판매작전은 이렇다.
1메가 D램을 가지고있으면서 256KD램을 파는것과 이것을 만들어낼 기술이 없는채 256KD램을 판매하는 것과는 고객의 반응이 다르다.
256KD램을 적극적으로 팔기 위해서라도 1메가D램은 필요하다는 것.
이밖에 후지쓰(부토통) 와 미스비시(이등전기) 일본전기등 대메이커들도 내년초까지는 1메가 시제품을 출하한다는 목표로 기술진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통상위원회(ITC)로부터 반도체 제품의 덤핑 예비판정을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있는 일본기업들은 다른 한편으로 태연한 입장을 취하고있다.
미국의 달러가격 하락으로 반도체의 엔화 수출가격을 좀 낮추었을 뿐인데 그게 무슨 덤핑이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태연을 유지할수 있는것은 미상무성이 오는 12월 일반도체제품 (64KD램)에 최종 덤핑판정을 내릴때쯤이면 일본은 이미 1메가제품을 미국시장에 상륙시킬것이기 때문에 거칠것이 없다는 것이다.
64K나 256K의경우 미국의 라이벌기업이 많기때문에 미국시장에 진출한 일본기업에 압력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1메가의 경우 일본기업에 대적할만한 미국기업은 현재 거의 없는 상태다.
앞으로 어느땐가 1메가 제품으로 미국기업과 무역마찰이 일어날 단계에 이르면 일본기업들은 4메가 제품으로, 또 그 뒤를 이어 16메가 제품으로 미국 시장을 계속 점령한다는 판매전략을 세우고있는 것이나 앞서가는 기술은 아무리 거친 시장에서라도 승리를 거둘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현재 256K 가격은 폭락을 거듭, 개당 7백엔(2천4백50원)대에 이르렀으나 1메가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 가격은 최고 2만엔(7만원) 까지 호가될것으로 보고있다.
무역마찰이 일본기업의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미국이 오히려 일본에 역습을 당하는 아이러니가 생길지도 모른다. <동경=최철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