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법정관리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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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SK글로벌 채권단은 SK글로벌의 법정관리를 추진키로 했다. SK글로벌의 12개 국내 채권단은 14일 오후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하고 다음 주 중에 채권단 전체회의를 열어 이를 최종 확정키로 했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해외채권단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당초 진행해 온 채권단 공동관리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청산보다는 회생을 전제로 한 법정관리의 하나로 채권은 동결하되 기존 경영 정상화 방안을 그대로 추진하는 '사전 조정(prepackaged) 법정관리'방안을 제시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법정관리 신청을 전후해 해외채권단이 요구 조건을 대폭 완화할 경우 협상에 응하기로 했다.

사전조정 법정관리는 법정관리 신청 후 6개월 만에 법원이 회생 여부를 결정짓는 기존 법정관리와 달리 채권단이 마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의 골격을 법원이 원안대로 통과시켜 3개월 안에 마무리짓는 신속처리 방식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해외 채권단이 네차례 협상에서 국내 채권단에 비해 특혜 수준인 높은 비율의 채권 회수를 요구하고 있다"며 "18일로 다가온 채권상환유예 마감시한 때문에 법정관리의 틀에서 채권을 계속 동결하고 SK글로벌 회생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K글로벌 채권단의 법정관리안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SK글로벌은 채권단의 공동 관리가 아닌 법원의 관리를 받으며 정상화를 도모하게 된다.

채권단의 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채무 9조9천여억원 중 국내 무담보 채권 5조7천1백23억원의 40%인 2조2천8백50억원을 출자 전환하고 나머지 채무는 8년간 분할 상환하도록 했다.

SK그룹 계열사의 매출채권 1조7천7백97억원은 일반 상거래 채권으로 간주하되 8천5백억원을 출자 전환하는 SK㈜에 대해서는 SK글로벌 최대 주주의 지위를 인정해 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법정관리에 가더라도 채권 현금 매입(CBO)을 일부 하기로 했다.

장세정.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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