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나온 공장서 전선 17억원어치 훔친 일당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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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 나온 빈 공장을 노려 17억원 상당의 전선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부산경찰청]

8년 동안 전국을 돌며 경매에 나온 빈 공장에서 전선 17억 원 상당을 훔친 일당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지난해 8월 총책 임모(45)씨를 구속한 데 이어 공범 황모(35)·조모(53)씨 등 2명을 상습절도 혐의로 추가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훔친 전선을 사들인 장물업자 김모(57)씨 등 12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임씨에게 대포통장을 넘긴 신모(46·여)씨 등 2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 등은 2008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8년 동안 전국을 돌며 빈 공장에 침입해 120차례에 걸쳐 45t 시가 17억6000만원 상당의 전선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부도 등으로 경매에 나온 공장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경비원 등이 없어 범행이 쉬운 점을 노려 법원 경매사이트를 뒤져 범행 대상 공장을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키 160㎝ 가량으로 창문을 쉽게 드나들기 위해 임씨가 나머지 2명을 범행에 끌어들였다. 지난해 8월 임씨가 경찰에 구속되자 황씨 등은 임씨에게서 배운 수법대로 범행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검거에 대비해 영화 타짜의 주인공 이름인 ‘고니’를 가명으로 쓰고 범행 후 지문을 제거하고 내비게이션 기록을 삭제하기도 했다. 경찰은 압수한 노트에서 빈 공장 231곳의 주소가 적힌 점 등을 토대로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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