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개최권 잃는데도 '금녀' 고집한 英 골프장 '뮤어필드'

중앙일보

입력

 
스코틀랜드에서 골프의 성지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류스 올드코스와 자웅을 겨루는 명문 골프장인 뮤어필드가 1892년 이래 이어져 온 금녀(禁女)의 전통을 유지하기로 했다. 4대 메이저 골프대회인 디오픈 유치권을 잃는데도 그런 선택을 했다.

영국 언론들은 19일 뮤어필드의 648명의 회원 중 3분2 이상이 찬성해야 여성의 회원 가입이 허용되는데 이날 투표 결과, 이에 미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왕립골프 협회(R&A)는 앞서 금녀인 골프장에선 디오픈을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892년 이래 16차례 디오픈을 유치했던 뮤어필드에선 관련 규정이 바뀌지 않는 한 메이저 대회를 치를 수 없게 됐다. 뮤어필드에서 열렸던 마지막 대회는 2013년으로 필 미켈슨이 우승했다.

뮤어필드 회원들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추세에 반한다. 세인트앤드류스가 260년만인 2014년 빗장을 풀었다. 또다른 메이저인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오거스타내셔널GC는 개장 80년만인 2012년 8월 처음으로 여성회원 둘을 받아들였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장으로 여성인 니콜라 스터전은 격분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스코틀랜드는 온갖 직종에서 여성 지도자들을 배출해왔다. 지금은 2016년이다. (이번 뮤어필드 결정은) 옹호의 여지가 없다”고 썼다.

지금껏 디오픈이 열리는 골프장 중 뮤어필드와 로열트룬만 금녀였다. 로열투룬은 현재 논의 중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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