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1명 “감염병 관리 위해 세금 인상도 감수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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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감염병 관리를 위해 세금 인상도 감수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는 19일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열린 ‘한국의 메르스 사태 1년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남았는가’ 집담회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메르스와 사회 신뢰’를 주제로 서울ㆍ경기지역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900명에게 설문한 결과 ‘감염병 관리를 위해 추가재원이 필요하다면 세금 인상을 감수하겠느냐’는 질문에 33%가 ”감수할 생각 있다“고 답했고 1.9%가 ”전적으로 감수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4.9%가 세금을 더 내더라도 안전을 보장받고 싶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응답자의 12%는 ”세금 인상을 감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했고 20.1%는 ”감수할 생각이 없는 편“이라고 답했다.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33%였다.

메르스 사태를 겪은 응답자들이 바라는 것은 ‘방역 실패 책임자 규명과 문책’이 31.2%, ‘방역 실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가 23%, 피해자 실태조사와 보상대책 마련이 21.6%, 메르스 백서 제작및 공개 20.9% 순이었다.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 대처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잘못했다’는 평이 나왔다. 잘못한 편이다(45.7%), 전혀 잘하지 않았다(18.1%)로 부정적인 평가가 63.8%, 보통이라는 평가가 23.8%, 잘한편이다(!1.6%), 매우잘했다(0.9%) 등 긍정적인 평가가 12.5%였다.

특히 30~40대, 고학력자(대졸이상), 진보 성향, 경기 남서부 지역 거주자는 정부 대처에 대해 낮은 평가를, 50대 이상, 고졸 이하, 보수성향, 서울 강남지역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정부의 대처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 비율은 30대와 40대가 23%로 가장 낮았다. 50대 중에서는 정부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이 32%, 60대는 43%로 높은 편이었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의 34%가 긍정적 평가를, 고졸의 34%가 정부의 수습노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대졸이상은 25%로 비율이 낮았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 성향의 응답자 43%가 정부의 수습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진보성향의 응답자는 27%만이 긍정적으로 봤다.

조병희 교수는 ”우리 시민들이 일차적으로는 질병 자체를 두려워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며 ”질병에 걸리면 사회에서 격리되고 차별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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