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려 죽어가는「검은대륙」|아프리카 50국중 35국이 극심한 식량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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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죽음의 검은 그림자가 뒤덮고 있는 아프리카대륙.
극심한 식량부족으로 아프리카에서는 신생아 중 15%가 1년도 채 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탄자니아의 경우 매일 평균 1백50여명의 어린이들이 기아로 숨져간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지난해 12월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50여개국 중 35개국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4분의 3은 사하라사막이남에 위치한 나라들이다.
이들나라 국민 중 7천만명이 굶주리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2천5백만명은 아사직전에 있다.
아프리카대륙의 황폐화는 15세기 식민통치시대부터 시작됐다. 아프리카를 지배한 백인들은 수탈가능한 소비재 생산에만 주력, 농업생산은 급격히 떨어졌다.
20세기 중반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아프리카제국들의 지도자들도 농업정책을 도외시했다. 개발정책은 도시·산업화·공항건설 등 외형적인 것에만 중점이 두어졌다.
이러한 농업정책부재로 인한 결과는 60년대까지만 해도 감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70년대에 들어서 아프리카 전체 인구증가율(3%)이 식량생산증가율을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단결기구(OAU)는 70∼80년 사이에 1인당 식량생산량은 11%나 감소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5억4천6백만의 아프리카 인구는 2000년까지 3%의 증가율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러한 절대적인 식량부족과 함께 4년째 계속되고 있는 극심한 가뭄이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이 가뭄은 인류가 정글을 무분별하게 파괴,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짐으로써 만들어진 것이다.
즉 정글파괴는 지표로부터 과다한 태양열을 반사, 대기의 더워진 공기가 지상으로 내려와 대륙사막화의 원인이 된 것이다. UN보고서는 사하라사막이 매년 5∼20㎞씩 남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프리카를 기아에서 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구호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85년 한햇동안 아프리카에서 필요로 하는 식량은 3백만t. 이 가운데 절반은 미국이, 나머지는 구공시(EEC)를 중심으로 한 여러나라가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식량공급도 일부국가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관료들의 부패로 구호식량이 실제 굶주리는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고 중간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디오피아의 경우 배급한 식량이 반정부 저항군에 유출될 것을 두려워해 배급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수백만년이나 계속된 인류의 역사가 가장 기본적인 문제인 먹는 것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프리카뿐만 아닌 인류전체의 비극인 것이다.

<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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