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불량 배달원 두둔한 피자체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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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얼마 전 유명 P모 피자체인점에서 피자를 배달시켰다. 피자를 가져온 배달원에게 신용카드로 결제하겠다고 하자 볼펜을 가져다 달라고 했고 잠시 볼펜을 찾으러 간 사이 그 배달원은 신발장 위에 놓여 있던 차와 집 열쇠를 훔쳐갔다.

열쇠가 없어진 것을 알고 배달원이 의심스러웠지만 증거가 없어 파출소에 분실신고만 해두었다. 대담하게도 그 배달원은 바로 그날 밤 차를 훔치기 위해 다시 우리 집 근처에 왔다.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내가 차를 가로막자 그 배달원은 차를 버리고 도망쳤다가 피자가게에서 경찰관에게 체포됐다.

그런데 다음날 우리 가족은 더욱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 피자체인점 홈페이지에 직원의 범죄행각에 항의하는 글을 올렸는데 체인점 측은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남긴 내 개인 정보를 피의자 가족에게 알려주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한 것이다.

그 가족들은 당연히 집을 찾아오고 전화를 해댔고 우리 가족은 보복이 두려워 3일 동안 집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정보 유출에 대해 항의하자 본사 직원이라는 사람이 찾아와서는 "실수는 인정하지만 법적으로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배달로 주로 영업을 하는 피자체인점은 믿을 만한 배달원을 채용, 교육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를 보게 해놓고선 개인 정보까지 유출하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ID:chaos3310.인터넷 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