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담배 도둑’이 된 초등생…동화로 풀어낸 ‘흡연의 그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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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훔쳐가는 도둑』(박현숙 글, 이상윤 그림, 아이앤북, 176쪽, 9500원)은 초등 고학년용 금연 교육 동화다. 문학의 교훈적 기능을 강조한 일종의 ‘목적문학’이지만, 동화 본연의 재미와 감동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담배 피지 말라”는 고리타분한 잔소리를 초등 5학년 영소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영소는 아빠 주머니에서 담배를 몰래 훔쳐 중3 형에게 갖다주는 ‘담배 도둑’이다. 영소가 엄마 지갑에 손 대는 것을 형에게 들킨 뒤 형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동네 불량 중학생들한테 붙잡혀 강제로 담배를 피우게 된 절친 민찬이와 간접흡연으로 폐암에 걸린 할머니까지, 영소 주변엔 담배 때문에 빚어진 아슬아슬한 사건의 연속이다.

같은 작가가 같은 주제로 청소년들을 위해 쓴 소설 『금연학교』(자음과모음)도 동시에 출간됐다. 『금연학교』는 담배를 몰래 피우다 살인사건에까지 휘말리는 중2 소년 성돈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속도감 있는 초반 전개는 흥미진진하지만, 금연학교 교육 내용을 집중적으로 소개한 후반부는 다소 지루하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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