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극장이 25년만에 배출한 여류 연출가 송미숙 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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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변명이 필요한 연극은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부족한 것을 결여된 주위의 상황 제시로 메우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극단 보험 극장이 25년 만에 최초로 배출한 여류 연출가 송미숙 양(27)의 열변.
첫 데뷔작은 12일부터 보험 극장에서 시작된 이승호 모노 드라마『오! 나의 얼굴』·이어령씨 작품으로 국내 초연인데 획일화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개성이 사라져 버린 얼굴, 표정이 없는 얼굴, 초점을 잡을 수 없는 얼굴, 왜소화된 얼굴을 통해 현대인의 허위 의식을 그린 작품이다.
그 동안『신화1900』『죽음의 덫』『피가로의 결혼』등 20여편의 조연출을 맡아 온 송 양은 대학시절부터 연극에 매료되어 강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81년 1월 실험극장에 입단했다. 연극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중앙대대학원 연극영화과에 진학, 83년9월 여성으로 최초의 연극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한국 연극의 편집장을 1년 맡기도한 송 양은 이번 무대를 위해 극단의 선배인 이승호 씨와 4개월동안 땀흘렸다.
송양은 앞으로『진취적인 작품을 하고 싶다』며『예술과 인생을 일치시켰으면 한다』고 데뷔소감을 밝혔다. <양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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