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경기장 「새 질서」돋보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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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멋진승부 못지않게 경기장 안팎의 질서도 돋보인 잠실경기였다.
l7일 하오 5만5천여 관중이 몰린 가운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 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통령배축구 결승전은 지난해 9월 30일 개장행사(관중10만), 지난달 19일의 월드컵 축구 아시아예선(관중 7만8천) 때의 무질서·혼란과는 대조적으로 매표. 입장·퇴장·승객수송·주차등 대회운영과 관전태도에서까지 거의 흠잡을데 없이 치러져 대규모 행사진행에 하나의 모범을 남겼다.
이는 주최측이 앞서 두 번의 실패를 교훈 삼아 어느때 보다 치밀한 준비를 한 결과로 86·88의 국제행사도 빈틈없는 준비가 행사성공의 절대요건임을 일깨워주었다. 다만 일부 시설부족·관리 소홀이 옥에 티로 눈에띄었다.
◇매표=주최측은 총6만8천2백44장의 입장권 가운데 2만5천3백장은 미리 제일은행 본·지점 15곳을 통해 예매했고 나머지 4만여장만 이날 상오10시부터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판매.
종합운동장 측은 이동 매표소까지 설치, 4개소 25개 창구에서 표를 팔아 창구의 장사진은 볼수 없었고 하오 7시45분까지도 매진되지 않자 암표 상들이 3천원짜리 표를 2천원에 팔아도 사는 사람이 없어 울상을 지었다.
◇입·퇴장=운동장 측은 하오 5시에 열린 3, 4위 전에 대비, 3시간 전인 하오2시 l7개의 운동장문을 열어 관객을 입장시켰다. 관객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하오4시쯤부터. 너비 40m의 메인스타디움 정문앞 도로를 1/6쯤 메우면서 잇따라 입장, 하오5시30분쯤에는 3만명, 6시쯤 4만명, 결승전이 시작된 7시쯤에는 5만5천여 명이 경찰관 7백13명과 자체 안내요원의 유도로 질서 있게 입장을 마쳤다.
운동장 측은 경기가 끝나기 30분전인 하오 8시20분1, 2층 출입구 52개를 모두 열어 퇴장에 대비했으며 관중들은 경기 종료 10분전인 하오8시40분부터 나가기 시작, 50분만인 9시30분 완전히 빠져나갔다.
◇수송=이날 관객 5만5천여명 가운데 50%가 넘는 3만5천여명이 지하철, 1만여명이 버스를 이용하고 5천여명이 승용차, 택시와 도보로 각각2천∼3천명이 이용한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이날 5만 명을 수송할 것으로 예상하고 하오4시부터 삼성∼홍대입구간 운행시간을 7∼10분 배차에서 3분30초 간격으로 단축 운행했다. 또 모든 역 구내방송을 통해 운동장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왕복표를 사 귀가때 혼잡을 피하도록 안내하고 종합운동장 역에 83명의 직원을 배치, 질서유지나 승차안내를 하도록 했다.
◇시설=이날 행사의 옥에 티는 경기장의 부대시설등이 모자라거나 고장난채 방치돼 혼잡을 빚은것.
5만여관중이 운집했음에도 쓰레기통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스탠드는 물론 복도·난간은 담배꽁초나 비닐봉지·빈깡통등이 즐비,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정도. 게다가 음료수대는 「고장 수리중」이라는 팻말이 불어있어 전혀 사용할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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