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먹고 함께자며 고충 얘기해보자,,|기업들「노사단합휴가」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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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근로자와 경영자가 함께 자고 먹으며 「대화」를 통해「합심」을 다지는 노사단합의 단체휴가가 올여름 크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외에도 이름없는 중소기업들까지 나서 예년에없던 단합휴가를 추진하는 바람에 단체숙박이 가능한 일부휴양지의 숙박시설들은 휴가철이 되기도전에 예약이 찼고 뒤늦게 나선 기업은 마땅한 장소를 못골라 고심하는가 하면 장소선정조차 근로자의 투표에 맡기는 기업도 있다.
이처럼 올여름 단합휴가가 크게 번지고 있는것은 올봄이후 계속된 곳곳의 노사분규를 통해 어느때보다 노사협조의 필요성을 모두가 절감한데다 최근의 수출부진등 불경기가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체휴가>
서울 구로공단의 경우 지난해6곳만 실시했던 단체휴가를 올해는 20여개업체가 실시한다.
지난달노사분규로 홍역을치른 한국음향은 7월27일부터2박3일 예정으로 6백여명 종업원과 회사임직원이 단체휴가를가기로 하고 장소선정은 동·서해안 휴양지 6곳중 근로자의 투표를 실시, 결정키로했다.
배선준 총무과장 (42)은『지난달 분규후 회사분위기가 침체돼 생산량도 월1백30만대에서 1백만대로 줄었었다』며 여름휴가를 함께 지내며 회사와 근로자가 대화를 통해 단합의 계기를 마련키로했다』고 밝혔다.
삼우실업은 7월31일∼8월2일 종업원중 산업체특별학급학생인 60명은 수학여행을 보내주고 나머지 1백20명은 경주에서 단합휴가를 가질예정.
그밖에 협진양행·훼어차일드·한국금형등 중소규모회사들도 2박3일내외의 단체휴가를 7월중순∼8월초사이에 간다. 이같은 단체휴가에는 운수업체들도 참가, 경기여객·영종여객· 대건운수등 서울시내버스회사들은 경기도 포천·광주등에 사원휴양소를 마련해놓고 5∼9차례로 나누어 단체휴가를 가기로 했다.
이들 회사들도 외부인사초청교양강좌 또는 노사간 「고충토론」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것이 특징.
이같이 늘어난 단체휴가등으로 설악산과 대천등 동·서해안의 여건이 좋은 숙박업소는 5월중 이미 예약이차 뒤늦게 나선 기업들은 숙소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5월말 설악산의 모텔20실을 확보한 신한은행노조위원장 김영준씨(30) 는 『설악산의 경우 단체숙박과 공동생활등 여건이 좋은 업소는 이미 예약이 다 돼있어 예약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휴가지원>
단체휴가를 실시하지않는 기업들도▲휴양소 운영▲숙박시설임대 또는 장기계약▲교통편제공▲휴가비·보너스지급등으로 사원들의 휴가철 복지후생에 예년에 없이 신경을 쓰고있다.
강원도 양양에 휴양소를 운영하고 있는 대평양화학은 7월1일∼8월15일 휴가기간에 서울∼휴양소간에 관광버스를 무료운행하고 텐트를 빌려주며 식사도 실비제공키로 했다.
삼양사는 변산· 양산·제주등3곳에 휴양소와 숙박시설을 빌려놓고 실비로 쓸수있도록 하는외에 특별보너스를 주었고 연차수당 4일분을 본인희망에 따라 주기로 했다.
삼성·현대·대우등 재벌그룹들도 보너스 또는 휴가비를 지급하고 사업장별로 휴양시설 실비제공등 지원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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