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소식문화요, 한국은 대식문화다. 조선을 찾는 왜국사신에게는 차식칠과상이라고 해서 7가지 과일이 오르는 교자상에다 삼도탕(3가지탕)을 곁들여 푸짐하게 대접했다.
일본측이 조선통신사를 위하여 베푸는 위로연 그림을 보면 제법 가짓수는 많은 것 같으나 우리의 눈으로 볼 때는 빈약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유성룡의『징비록』에 보면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김성일이 풍신수길을 만나 푸대접을 받은 사실이 기록되어있다.
명색이 국사자격인데도 풍신수길이 내어놓은 교자상에는 떡 한 그릇과 작디작은 술잔 하나가 놓였으며 거기다 탁주였다고 한다.
더우기 술잔이 단 두 순배 돌뿐 그걸로 끝이었다.
일본의 소식주의에 대한 김성일의 분노는 마침내 풍신수길을 원숭이 같은 놈으로 생각하게 했다고 하니 당연한 생각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