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김정은, 당 위원장 취임" - 전문가 분석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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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노동당 제1비서)이 9일 노동당 7차 대회에서 “당 위원장 자리에 취임했다”고 일본 NHK가 9일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는 현재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있지 않다. “당 위원장”이라는 NHK의 표현이 맞다면 이는 새로운 직책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당 위원장”이 아닌 “당 중앙위원장” 자리에 취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들과 복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당 중앙위원장'이란 직책은 NHK는 보도에 대해 “평양에 들어가 있는 NHK의 취재 팀이 9일 오후 (북한 당국으로부터) 당 대회 취재를 허용 받았다”며 “그 장소(4ㆍ25 문화회관)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발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NHK는 이어 ‘당 위원장’이라는 직함에 대해 NHK는 “북한 지도부로서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본받는 형태로 당을 중시하는 자세를 명확하게 하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당대회 4일차인 9일 당 규약을 수정해 김정은의 당 직책을 개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NHK가 보도한대로 '당 위원장'일 경우 이는 북한에서 김정은을 위해 사상 처음 만든 직함이 된다. '당 중앙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1992년 폐지했던 직함이다. 서강대 김영수(정치외교학) 교수는 "당 위원장이라는 직함이 맞을 경우 이는 김정은이 당과 국방위원회를 모두 아우르면서 대신 당에 힘을 더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새로 만든 직함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노동당엔 여러 위원회가 있기에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중앙위원회 위원장'이라는 표현이 정확할테지만 만약 '당 위원장'이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었다면 이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북한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파워엘리트 핵심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도 기존의 김정은ㆍ김영남ㆍ황병서(군 총정치국장) 3명에서 박봉주 총리와 최용해 당 비서를 더해 5명으로 늘어났다고 NHK는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오후9시 현재 진행 중인 뉴스 보도에서도 관련 소식은 전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도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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