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군 왕궁면 발산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전북익산군 왕궁면 발산리-. 바리때나 소쿠리모양으로 생겨 발산으로도 불리는 용화산 기슭아래 진주소씨가 5백여년간 세계를 이어온다. 1백42가구 가운데 1백4가구가 소씨. 나머지 38가구 또한 가족중 한사람이라도 소씨가 없는가구는 한 가구도 없다.
『소부출익산』-. 소씨 일족이 이곳에 뿌리를 깊이 내린데서 나온 말로 소씨는 익산을 떠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시조로부터 30세손인 자자파자할아버지께서 조선조 성종때 산세 좋은 곳을 찾아 완주 이서에서 이곳으로 옮겨와 슬하에 7형제를 두었는데 모두들 출중하여 가문을 빛내고 일대에 뿌리를 깊이 내리게 된거죠.』
진주 소씨네 익산 화종회 회장인 소윤구씨(68)가 전하는 마을의 유래다.
이곳 출신으로 이름을 떨쳐 익산군지에 소개된 인물만해도 절의와 효제, 유학과 문장으로 뛰어났던 소세량, 전북에서 유일하게 대제학을 지낸 소세양 등 수없이 많고 호남의 삼걸 가운데 한사람인 소두산도 이곳 출신이다.
매년 4월 둘째 일요일에 갖는 시제때면 이곳에 뿌리를 내린 소자파 이후 37기의 분묘와 8개의 재각이 있는 화산재에는 전국에서 일가들이 구름같이 찾아들고 선조들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화목·협동의 가풍을 지켜나가고 있다는 것. (글 엄주혁기자 사진 모보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