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동동 거미동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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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동동 거미동동/왕거미 거미줄은 하얘/하얀 것은 토끼/토끼는 난다/나는 것은 까마귀…."꼬리따기 노래란 말꼬리를 이어가며 부르는 말놀이의 하나.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빨가면 사과…"로 시작하는 노래도 전형적인 꼬리따기 노래다.

책에 실린 '시리동동 거미동동'은 작가 권윤덕씨가 제주도 꼬리따기 노래 몇개를 서로 연결하고 다듬어 구성한 것이다. 전래동요학자 임동권 안동대 교수, 제주도 민속학자 좌혜경씨가 자문했다. 여기에 제주도 인근 우도에 사는 해녀 엄마와 소녀, 까마귀를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따스하게 그렸다.

꼬리따기 노래는 사물의 특징을 한마디로 콕 집어내는 명료함, 또 마음대로 변주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 책에 실린 제주도 노래에서는 제주도의 풍광과 정취가 녹아 있다.

검은 바위, 푸른 하늘, 깊은 바다가 차례로 등장하고 "(무엇보다) 깊은 것은 엄마의 마음"이라고 끝맺음하는 이 노래는 착착 잣구가 떨어져 입말로 따라하면 흥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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