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올림픽 꿈나무들에게는 기대가 한결 각별한 때다. 3년 앞으로 다가서 있는 서울올림픽의 주역으로 성장할 세대이며 앞으로 이 나라 스포츠의 기둥으로 자랄수 있는 미래의 주인공이 이들 새싹들이다.
제14회전국소년체육대회를 맞아 방방곡곡에서 모인 1만여 꿈나무들에게 격려를 보내는 뜻도 여기에있다. 5일간 포항과 경주에서 펼쳐지는 이번 소년체전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의 리허설로서 손색이 없어야 할 것이다.
경기운영이 순조로와야하고 관중들의 매너 또한 그 어느 행사보다 강조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게임에 나타나는 기량이나 기록의 향상이 그렇고, 체조·수영등 이른바 틴 에이저 스포츠에서 뛰어난 신인을 바라는것 역시 국제행사를 염두에 둔 얘기다.
다른 한편으로 스포츠향상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과연 어느 수준인가를 이 기회에 가늠해 볼수도있다.
소련 동독등 스테이트 아마추어를 추구하는 동구권의 경우 남녀의 구별없이 5세에 이르면 누구나 스포츠 적부심사를 받아야하며 적격판정이 내려진 어린이는 다시금 10세때까지 체력훈련에 들어간다.
그로부터 10여년간, 종목별 집단훈련을 거쳐 탄생하는 것이 이들 나라의 스타이자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다.
물론 우리가 그들을 뒤쫓아갈수는 없지만 스포츠세계야말로 부단한 연마가 없이는 눈부신 향상을 기대할수 없다는 교훈은 된다.
신인이 나타났다해도 거의 방치하다시피하는 우리와는 엄청난 격차다. 스포츠경쟁이 갈수록 가열되는 추세임을 감안할때 어린 신인을 발굴, 장기적으로 지도 육성하는 일이야말로 스포츠계의 중요한과제다.
뿐만아니라 짜임새있는 경기운영은 신인문제만큼 중요하다. 지난번 아시아체조선수권대회에서 경험한것처럼 우리의 대회진행은 아직도 전시대적인 상태다. 실정이 이렇거늘 이번 체전을 각종 국제행사를 앞둔 리허설로 치러야함은 새삼 강조할 나위도 없다.
따라서 대회요원으로선 게임진행과 심판원배치에서부터 기록·통신·수송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행사가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한다.
게임을 지켜보는 관중들도 이제는 올림픽주최국으로서의 긍지를 자각할 때다. 단순한 구경꾼(Onlooker)이 아닌, 동참자(Participant)의 입장에서 어린 새싹들에게 격려와 성원을 보내는 것이 올림픽국민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뿐만아니라 대회때마다 등장하는 온갖 말썽과 잡음도 이제부터는 깨끗이 사라져야한다. 시 도대항전이라면 항상 불청객으로 등장하는 부정선수가 그러하며, 어른들의 과열이 아직도 주먹다짐을 불러일으킨다면 이야말로 올림픽운운이 부끄러운 일이다.
어린 새싹들에게 거듭 격려를 보내면서 질서있고 아름다운 대회를 기대해 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