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미숙에 인원, 장비도 딸려 국제대회 망신|아시아 J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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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공식체조국제대회가 경기운영요원의 미숙과 인원 부족, 장비부족, 준비 소홀 등으로 첫날부터 일대 혼란을 초래, 체조협회가 빈축의 대상이 되었으며 86아시아를 앞두고 국제대회를 치르지 못했던 경기단체에 심각한 교훈을 던졌다.
더구나 86·88대회에 앞서 세계 유도·세계 양궁선수권 대회와 서울마스터즈그랑프리탁구·코리안컵 , 국제배구 등 국제공인 경기가 금년에 잇따라 열리게 되어 경기진행· 기록관리를 위한 운영요원 훈련·과 경기단체 행정력 강화가 시급하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대회운영 및 진행요원들의 전문지식 부족과 조직력의 결여.
이번 체조대회는 국내 다른 경기단체가 해왔던 것처럼 경기진행은 체조경기인 둘이 맡고 기타 준비 및 진행은 회장사인 포항제철의 임직원들이 맡았는데 경기인들의 수는 적고 더우기 직원들과 손발이 맞지 않아 진행에 혼란이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첫날 남자부경기가 끝난 직후 발표된 중공의 양악산의 안마부문 점수가 같은 팀 반영초의 점수와 바뀌어 집계되는 바람에 이를 바로잡느라 한동안 소동을 벌였다.
대회본부는 보도진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순위를 바로 잡고 이미 각 팀에 배부된 성적결과를 회수했다.
그밖에도 준비소홀을 드러낸 실례가 속출. 16일의 연습장에는 체조가 부상 확률이 가장 높은 경기임에도 불구, 단 1명의 의무요원도 배치되지 않아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했는가 하면 음료수 조차 준비하지 않는 상식이하의 실수도 저질렀다.
그래서 연습 중인 중공선수들에게 화장실에서 받아 온 수도물이 식수로 제공됐다. 체조협회는 사상 처음으로 중공선수단이 참가하여 특별한 의미를 갖는 대회를 주최하면서도 전광 점수판을 마련하지 않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개최국으로서의 의신에 크게 먹칠을 했다.
아시아 수영선수권대회, 잠실올림픽스타디움 개장 기념 국제마라톤대회 등에 이어 또다시 국제대회 진행상의 헛점이 잇따라 노출된 것에 대해 각 경기단체 종사자들의 일대 각성이 요청되며 감독관 체육부에 대해서도 비판의 화살이 쏠리고있다.
개막전부터 준비소홀
대회주최측의 준비부족과 경험부족은 대회개막전의 AGF총회 때부터 시작됐다.
10개국대표들이 참석한 총회장에는 동시통역도·준비되지 않았고 마이크시설마저 부족, 발언자들이 자리를 바꿔가며 회의를 진행했었다.
또 게회식 직후의 공개행사에서는·한국과 일본의 리듬체조시범이 6번 있었는데 2번이나 다른 음악이 흘러나와 선수들을 당황케 했고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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