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탄 302만톤 사겠다"|한국측 제의 인천·포항, 남포·원산항 서로 개방 77북측서 제의 부총리급 위원장으로 「남북경협공동위」구성|남북경제회담 다음회담 6월20일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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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안희창기자】제2차 남북경제회담이 지난해 11월15일의 1차회담후 6개월만인 17일 상오10시부터 낮12시3분까지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관계기사 3면>
이날 회담에서 우리측이 1차회담때의 양측 공동제안 사항읕 구체화시키는 내용의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반면 북측은 돌연 1차회담 결과를 무시, 기존의 경제회담 대신 양측의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하이 이른바 「남북경제협조 공동위원회」를 즉각 구성하자고 제의, 이를 고집함에 따라 실질토의에 들어가지 못했다.
양측은 3차회담을 오는 6월20일 상오10시 같은 장소에서 열기로 합의했으나 3차회담의 의제와 관련, 우리측이 1차회담때 양측제안중 공통된 사항의 계속 토의를 제안한데 비해 북측은 그들이 제안한 공동위 구성문제를 토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해 3차회담도 성과있는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이같은 태도는 기존의 경제회담을 더이상 지속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그들의 공동위원회 제안의 선전장으로서 경제회담을 이용해보려는 의도러 풀이된다.
한국측에서 김기환 해외협력위 기획단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7명의 내표단이, 북한측에서 이성록 무역부 부부장을 단장으로하는 7명의 내표단이 각각 참석한 이날의 2다 졍제회담은 상오 10시부터 가벼운 인사말을 주고받은뒤 2차회담을 비공개로 하기로한 1차회담에서의 합의에도 불구, 북한측이 회의의 공개여부를 결정하기도 전에 발언을 시작, 회담은 공개로 진행되었다.
우리측 김수석대표는 회담에서 기조 발언을 통해 오늘 이 회담에서는 남북간의 물자교역과 경제협력에 대한 실질적인 토의와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전제, 회담의제를 결정하고 쌍방이 내놓은 제안의 공통점을 재확인 하다고 제의했다.
김대표는 교역실현을 앞당기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당장 북한측으로부터 30만t의 무연탄을 구입하겠다고 제의하고 올해안에 경의선 철도가 연결되기를 희망한다고 전제, 기술적 문제를 협의키위해 쌍방 철도 실무자간의 접촉을 1개월 안에 갖자고 제의했다.
김대표는 지난 1차 회담때 상방이 내놓은 제안중 이미 쌍방 의견이 합치된 교역 품목은 당장교역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우리측은 올해안에 남북교역이 시작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무연탄 구입제의를 밝힌 것이다.
김대표는 항구 개방문제는 물자교역 개시와 더불어 우리가 인천·포정항을 북한측에 개방하고 북한측은 남포항과 자산항을 우리측에 개방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표는 그러나 선적 및 양하에 있어 경세성을 높이기위해 선적항은 판매자가, 양하항은 구입자가 그때그때 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서로 편리하다고 생각해 합의한다면 4개항구 이외의 다른 항구도 개방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측 이단장은 먼저한 기조발언에서 지난번 1차 회담의 결과를 무시하면서 『실무급 회담보다 실권을 가진 높은 급의 권위있는 회담을 갖는것이 더 효과적이고 능률적』이라고 주장, 이른바 「남북경제협조공동위원회」의 구성을 끝까지 고집했다.
이단장은 이위원회를 위원장·부위원장 및 7명의 위원등 양측에서 9명씩으로 구성하고 이위원회 밑에 7개의 분과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단장은 또 이 위원회를 평양과 서울에서 분기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필요에 따라 임시회도 가지며 분과위는 쌍방의 합의에 따라 서울과 평양 또는 판문점에서 수시로 열자고 말했다.
북한측은 제1차 「남북경제협조공동위원회」 를 오는 9월 평양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경의선 철도 연내 연결하자"|김 한국측 수석대표 발언내용>

<교역 물자> 쌍방이 의견을 조정하면 이미 의견이 합치된 교역물자이외에도 교역품목을 더 늘릴수 있다.
예컨대 우리측은 북한측이 구입하기를 희망한 품목중 김·미역·굴·멸치등 남해수산물과 소금·감귤등 특산물 및 각종 공산품을 판매 할수있으며, 북한측도 우리측에 판매하기를 회망하는 원자재와 농산물등을 추가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교역방식> 북한측이 제시한 원자재는 원자재끼리, 완제품은 완제품끼리, 농수산물은 농수산물끼리 교류하는 교역방식이 절대적인 것인지, 아니면 다른 교역방식을 수용할 여지가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
북한측의 교역방식으로는 교역품목이 매우 제한될 뿐 아니라 장기정으로 볼때 교역을 확대해 나가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여러품목울 포괄하는 구상무역 방식이 합리적이며 교역확대에 따라 정산협정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게 좋다.

<철도 연결> 남북간 물자교역 실현과 때를 맞춰 철도 수송을 할수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쌍방이 제기한 철도 연결문제는 사실상 합의된 것이나 다름이 없으므로 경의선이 금년말까지 연결되기를 희망하며 철도 연결에 따르는 기술적 문제를 협의키 위해 쌍방 철도실무자들간의 접촉을 1개월 이내에 갖자.

<광산 개발> 북한측이 지난회담때 「쌍방이 자기의 노력과 설비로 상대측 광산과 탄광을 이용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철광석 광산과 탄광을 우리국에 제공하고 우리측이 중석광산과 몰리브덴 광산을 북한측에 제공할 것을 제의했는데, 중석은 오히려 북한측에 매장량이 더많고 우리측 몰리브덴 광산은 매장량이 한정돼있어 공동으로 개발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
그대신 세계적으로 품질이 우수하고 매장량도 풍부한 고령토와 규석광산을 북한측에 제공할수 있다.

<공동어로 구역 설정> 남북어민들을 위해 공동어로 구역을 설정하는 문제는 쌍방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협의를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 검토를위해 실무자 접촉을 갖자.

<남북경제협력위 설치> 쌍방이 합리적 방안을 제시해 의견을 조정해 가면 원만한 합의에 도달할수 있을 것이다.
북한측이 지난번회의때 제의한 「서해안 간척지 공동개발과 관개망 연결」 은 우리측의 기술수준과 공사경험등을 고려해 볼때 남북공동사업으로 추진할 만 한것이 못된다

<관개망 연결>
군사분계선에 의해 끊어진 관개망도 우리의 관개공사로 이미 농업용수 문제가 해결돼 별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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